저출산 시대...아동복의 양극화, 성장하는 시니어 시장 [유통은 지금]

저출산 시대...아동복의 양극화, 성장하는 시니어 시장 [유통은 지금]

기사승인 2023-03-15 06:00:49
남대문시장 아동복 거리.   사진=안세진 기자

놀이터에 아이 대신 어르신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8명. 201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제일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고령인구는 늘고 있다. 우리나라 총인구 가운데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6.8% 수준이다. 유통업계는 고심이다. 그간 해오던 사업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져서다. 출산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의(衣)·식(食)·주(住) 업종을 중심으로 업계의 현 상황과 대비책에 대해 살펴본다. 

의(衣)를 다루는 아동복 업계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와 저가의 SPA 브랜드가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는 반면, 기존 중저가 브랜드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시니어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업계는 시니어 모델을 통해 자사 브랜드 제품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15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0년 9120억원에서 2022년 1조2016억원으로 약 32% 성장했다. 이 기간 전체 패션 신장률이 14%인 점을 감안하면 훨씬 가파른 성장세다.

아동복 시장은 고가의 명품 브랜드와 저가의 SPA 브랜드가 성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키즈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55% 뛰었고,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45.9%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달(2월1일~22일) 기준 아동 장르 매출이 1년 전보다 27.0% 늘었다.

무신사 키즈는 론칭 1년 만인 지난 2월 기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론칭 시점 100여 개에 달했던 입점 브랜드도 300개까지 늘어났다.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탑텐키즈, 이랜드의 아동복 브랜드 뉴발란스키즈와 스파오키즈는 매출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중저가 아동복 브랜드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한국 최초의 유아복 전문업체 아가방앤컴퍼니는 중국 의류업체인 랑시그룹에 매각됐고 서양네트웍스도 홍콩 의류업체 리앤펑에 팔렸다. 알로앤루, 알퐁소, 미미레브 등의 브랜드를 전개한 제로투세븐의 경우 지난해 패션 사업을 아예 접었다. 그 해 코오롱FnC 역시 첫 아동복 브랜드 리틀클로젯을 철수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저출산·고물가 상황에서도 아이를 위한 소비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한 명만 낳아 잘 키우자는 생각을 가진 젊은 부부들이 많아지면서 한 아이를 위해 부모는 물론 주변 친척, 친구들의 지갑도 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보니 아동복 시장은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프리미엄과 중저가 브랜드 간의 시장 선점 경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시장도 성장세다. 그간 노년층 패션 브랜드들은 타 연령층에 비해 소외돼 왔었다. 하지만 최근 기대수명이 늘고 고령화 인구가 급속도로 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도 덩달아 늘고 있다.

업체들은 시니어모델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랜드 스파오다. 주력 소비층이 10~20대 층이었던 스파오는 모델로 시니어 모델 김칠두를 2019년 기용했다. 이랜드는 지난해 10월 패션 플랫폼 ‘폴더’의 모델로 김칠두를 선정하며 시니어 시장 개척에 앞장 서고 있다.

실제 시니어 모델 발탁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 모델 그룹 ‘아저씨즈’는 현대백화점과 협업해 이색 마케팅을 벌였다. 아저씨즈는 LF 닥스와도 협업해 온라인 콘텐츠를 공개하기도 했다. 20~30대 여성이 주로 사용하는 패션앱 ‘지그재그’는 원로 배우 윤여정을 모델로 발탁해 화제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 온 가족이 집중하듯 부모를 위한 중장년 세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아이를 가지지 않는 세대도 많아지면서 부모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소비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니어 모델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 것이고 그에 따라 시니어 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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