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20일은 바로 ‘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인의 날은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이 오듯 장애인의 재활 의지를 부각할 수 있는 4월에 의미를 두고 제정됐는데요.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습니다.
모두가 어우러져 사는 삶, 우리가 바라는 사회일 테지만 가끔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들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그 한 예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비장애인이 주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른 편의시설입니다. ‘주차 가능’ 장애인 자동차 표지를 부착하지 않은 자동차나 해당 표지를 부착해도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자동차를 해당 구역에 주차해서는 안 됩니다. 위반 시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죠.
주차 방해행위는 과태료가 더 부과됩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물건을 쌓거나 통행로를 가로막는 등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는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 A씨는 “안 그래도 주차 공간이 좁아 매일 만차인데 장애인주차구역만 비어 있다. 할 수 없이 댔다가 과태료가 나와 당황했던 적이 있다”고 ‘주차구역의 협소’의 문제의식을 전했습니다.
A씨는 화장실이 급해 잠깐 해당 구역에 주차 후 상가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과태료를 냈다는 사람의 이야기도 들었다는데요. “주차구역이 모자라 장애인주차구역을 살짝 침범하기만 해도 과태료를 내야 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급한 일로 잠깐 정차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제32조와 34조의 일정 시간(5분)과 관계없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는 주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비워져 있으니 불편한 법’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주차 대수의 2~4% 범위에서 수요를 참작해 지방자치단체 조례가 정하는 비율 이상을 의무로 설치하고 있는데요.
2020년 기준 국내 장애인 인구는 25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 수준입니다. ‘보행상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장애인 자동차 표지를 발급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적당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비장애인들은 주차할 공간이 적거나 불편하면 다른 곳에 이동해 주차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장애인들은 차에서 내릴 때 문을 최대한 열고 내려야 하는 만큼 일반 주차구역에 주차할 여력이 없습니다. 장애인주차구역이 아닌 다른 곳은 장애인에게는 주차가 불가할 정도인 거죠.
장애인주차구역의 과태료 경감 기준도 있으니 과도한 법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보호대상자,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국가유공자(상이등급 3급 이상), 미성년자는 의견제출기한 이내에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시행령 제2조의 2에 따른 과태료 감경을 위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제출된 자료가 인정되면 과태료의 100분의 50을 감경받을 수 있습니다. 단 공동명의나 체납이 있으면 감경받을 수 없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배려하는 법은 필요합니다. 서로가 한 발짝 양보하며 이해한다면 질서가 지켜지는 조화로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