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조 빚더미’에도 성과급…임원 연봉 30% 오른 한국가스공사

‘52조 빚더미’에도 성과급…임원 연봉 30% 오른 한국가스공사

기관장 연봉 전년比 43% 급증, 상임 이사도 35% ↑

기사승인 2023-05-01 11:16:42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전경. 한국가스공사 

지난해 부채 증가로 ‘빚더미’에 앉은 한국가스공사의 임원들이 전년보다 30%나 오른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원들의 연봉 상승 폭 역시 평균보다 4배 이상 컸다.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가스공사 상임 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7148만4000원이었다. 이는 2021년(1억3179만6000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0.1% 증가한 금액이다.
 
상임 기관장 연봉이 전년보다 43.4% 올라 가장 크게 상승했고, 상임 이사와 상임 감사도 각각 34.9%, 9.8%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 상임 임원 평균 연봉 증가 폭은 1.2%에 그쳤다.
 
가스공사 정규직 직원들의 연봉도 2021년보다 6.6% 상승한 9371만원을 기록했다. 액수와 상승 폭 모두 전체 공공기관 평균(7000만원, 1.4%)을 상회했다.
 
연봉이 이처럼 급증한 이유는 가스공사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이 상향됐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2020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아 2021년 임직원에게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반면 2021년 평가에서는 보통(C) 등급으로 올라가면서 지난해 기관장과 직원에게 각각 6166만4000원, 440만8000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러나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 2020년 28조2000억원이던 가스공사의 부채는 2021년 34조6000억원으로 22.6% 증가했다. 364.2%였던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도 378.9%로 높아졌다.
 
성과급이 지급된 지난해에는 부채가 52조원까지 불어났고, 부채비율은 499.6%까지 치솟았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악화된 재무 상황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 4차례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했고, 올해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급격하게 부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사의 경영실적평가 등급이 상승한 것은 평가 지표 중 재무 관련 항목 배점이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그간 100점 만점인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조직·인사·재무 관리 항목에 7점(공기업 기준)을 할당했다. 이 중 조직·인사 일반 항목의 배점은 2점, 재무예산 운영·성과는 5점에 불과했다. 

정부는 지난해 경영평가 항목과 배점을 수정해 재무관리 항목을 업무효율 항목과 합쳐 ‘재무성과관리’ 항목으로 만들고, 배점을 20점으로 상향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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