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관중보다 많은 ‘이것’…동양하루살이 대량 발생

야구장에 관중보다 많은 ‘이것’…동양하루살이 대량 발생

광진구·남양주시 등 깨끗한 하천 위치한 곳에서 주로 나타나
밤 8시 이후 조명 밝기 최소화…부득이한 경우 노란색 계통 등 사용해야

기사승인 2023-05-20 19:20:25
18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하루살이 떼로 선수와 관중 모두 불편을 겪었다.    사진=트위터 캡쳐

최근 한강 인근 지역을 비롯해 야구장, 시민공원 등 각지에 동양하루살이들이 대량으로 증식해 날아다니는 모습을 연출하며 시민들의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각 지자체들은 주택가와 공원, 한강변 등을 중심으로 방제를 실시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서울·경기 지역 지자체들에 따르면 5월부터 동양하루살이가 집중 발생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동·강남·광진·송파·성동, 경기도 양평·남양주·하남 등 비교적 깨끗한 하천이 위치한 지자체에서 주로 관측되고 있다.

2000년대 이전까지는 한강의 수질이 좋지 않아 하루살이들이 대량 발생하는 일이 관측되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한강 인근의 수질이 개선되면서 동양하루살이가 대량 증식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졌다.

동양하루살이는 깨끗한 물인 2급수 이상의 하천 등에 서식하는 곤충으로 날개를 펴면 길이가 5cm에 달하는 곤충으로 해충은 아니다.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어 질병을 옮기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물고기와 조류 등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 하천 생태계에 도움 되는 곤충으로 인식된다. 다만 밝은 빛을 좋아하는 습성 때문에 불빛을 보고 집중적으로 몰려들어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대량으로 발생한 경우 일상생활에도 불편을 주고 있다.

실제로 밝은 빛을 좋아하는 습성 때문에 이들이 대량 발생한 곳에 위치한 주택가와 상업지역에서는 창문을 열지 못하거나 쌓인 사체로 인해 미관을 해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대량으로 발생한 하루살이들이 편의첨 창문에 붙어있다.   남양주시 제공

동양하루살이들은 시즌이 한참인 야구장까지 찾아와 관중들에게 당혹감을 주기도 했다. 지난 18일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에 동양하루살이 떼가 대거 등장해 관중과 선수들이 불편을 겪는가 하면, 19일 열리린 한화 이글스와 LG의 경기에도 찾아왔다.

하지만 동양하루살이 방역을 위해 살충제 등을 살포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동양하루살이들의 유충 서식지인 한강 유역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살충제 살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풀숲 등을 방역하거나 해충퇴치기를 가동하는 방법에 그칠 뿐이다.

각 지자체들은 벌레가 생기기 쉬운 주택가와 공원, 한강변 등을 중심으로 방제를 실시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성동구청 제공.

성동구는 5~9월까지 한강과 중랑천변 산책로 등에 친환경 해충퇴치기 353대를 가동하고 한강 접경 지역의 풀숲 등 동양하루살이 휴식처에 대한 방역 소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남양주시에서는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인 방제 활동을 위해 지난해 11월 고려대학교, ㈜세스코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각 기관은 협약에 따라 동양하루살이의 습성 및 출몰 원인 분석과 생태학적 연구를 통해 방제 기법을 발굴하고 첨단 방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방제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진구는 벌레가 생기기 쉬운 주택가와 공원, 한강변을 중심으로 살충기 44대를 추가 운영한다. 현재는 유동 인구가 많은 동서울터미널과 전통시장 등 66곳에 살충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대수를 늘려 더욱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안내했다. 성동구청은 “동양하루살이는 밝은 불빛을 좋아하므로 밤 8시 이후에는 조명의 밝기를 최소화하고, 부득이한 경우 노란색 계통의 등 또는 나트륨등을 사용해 달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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