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지역 맞춤형 캠페인 및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소상공인과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키뉴스는 지난 5월31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식당에서 올리브영과 연계한 이벤트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망원 상권 내 일부 식당과 카페에 배치된 해당 연출물을 촬영해 인근 올리브영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선물을 증정하는 방식이다.
올리브영은 지역 상권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망원동은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위와 같은 마케팅을 펼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과 같은 지역에서는 샘플 증정 등과 같은 마케팅을 진행한다.
소비자들도 반응이 좋다. 망원동 주민 김모씨는 “동네에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많다. 동네가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이유는 이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 입장에서 지역 상생을 위해 이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굉장히 잘 하는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망원역점의 직원은 "망원동 상권의 활성화와 올리브영 매장의 홍보를 위한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로 이같은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인근 상인들과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올해 인근 상점과의 협업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 이같은 지역상생이 화두다.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지역 내 소상공인 및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경동시장 중심부에 ‘경동 1960점’을 오픈했다. 이 지점은 1960년대 경동시장에 지어진 뒤 운영을 중단한 경동극장의 내부를 살려 카페로 리모델링했다. 해당 매장은 지역 상생을 위해 동반성장위원회, 경동시장상인연합회, 케이디마켓주식회사와 4자간 상생 협약을 맺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에서 300원씩 적립해 경동시장 지역 상생 기금으로 조성한다.
매장 안에는 지역 예술가들을 위한 공연 공간도 마련됐다. 직원들이 커피를 만드는 매대 앞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선 매일 몇 회씩 공연을 진행한다.
당시 시장 상인 최씨는 “젊은 친구들이 제품을 안사도 된다. 그냥 이 거리에 젊은이들이 북적댄다는 것 자체로도 보기가 좋다”며 “물론 방문했다가 경동시장에서 파는 제품을 구매해가면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문래동, 성수동처럼 옛 것과 현대의 것이 어우러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니클로는 지난 4월말 경주에 새 매장 오픈을 앞두고 지역과 연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경주 청년센터에서 운영하는 면접정장 무료대여사업 ‘첫단추’ 측에 유니클로의 남녀 감탄셋업 및 셔츠, 블라우스, 벨트 등 면접 의류 100장을 전달했다. 또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경주만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경주에서 촬영한 화보와 경주시민의 일상이 담긴 책자를 만들어 전국 유니클로 매장에서 발간하기도 했다.
이성환 경주시 청년센터장은 “경주시 청년센터는 지역 청년들이 커리어를 설계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유니클로의 의류 지원은 면접용 정장 마련에 대한 구직 청년들의 경제적·심리적 부담 완화와 더불어 사회 활동 참여에 대한 동기 부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잘되기 위해선 결국 지역 내 소상공인과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ESG 경영이 중요한 시대인 만큼 이같은 지역상생 활동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요한 건 단순히 보여주기 식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상생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