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탑: 새로운 세계’를 통해 유명 IP(지식재산) 재해석 역량을 증명한 넷마블이 오는 9일엔 신작 ‘그랜드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에이지 오브 타이탄)’을 통해 자체 IP 게임으로 시험대에 선다.
넷마블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수집형 애니메이션 롤플레잉게임(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2일 오후 3시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5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4위를 기록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2010년 연재를 시작해 전 세계에서 누적 60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웹툰 ‘신의 탑’을 기반으로 만든 게임으로, 원작 구현을 충실히 해냈다는 점이 흥행몰이 배경으로 꼽힌다.
넷마블은 신작 흥행 부재로 인해 지난해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에 빠져있다. 올 2분기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의 2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6134억 원, 영업손실 259억 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출시 신작 중 첫 번째 주자인 신의 탑: 새로운 세계의 초반 흥행으로 숨통을 돌렸다.
다만 급한 불을 껐을 뿐, 과제가 여전히 산적하다는 지적도 있다. 웹툰 원작 게임은 IP 인지도가 높아 이용자를 빠르게 모으기 쉽지만, 지속성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 그간 다양한 웹툰이 게임화 됐지만 장기 흥행에 실패한 사례도 여럿이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충실한 원작 구현과 간편한 게임성으로 호평 받았지만, 수집형 RPG의 기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도 고민거리다. 확실한 반등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후속 주자들의 흥행이 필요하다.
넷마블은 9일 에이지 오브 타이탄을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공개한다. 영지를 발전시키고 병사 모집 및 영웅 육성을 통해 세력을 확대하는 실시간대규모전략시뮬레이션(MMORTS) 게임으로, 지난 6월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통해 최종 담금질을 마쳤다.
이 게임은 현실 세계의 ‘유진’과 ‘미오’가 갑자기 발생한 차원 이동 현상 그랜드크로스를 통해 위기에 빠진 왕국 ‘스카이나’로 소환돼 여러 영웅들과 왕국을 구하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여타 전략 게임처럼 병기 간의 상성 관계를 고려해 전략을 짜는 것은 동일하지만, 액티브 스킬을 사용해 이용자가 전투에 직접 관여하도록 유도해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강력한 특수 스킬로 무장한 최종 병기인 ‘타이탄’으로 일발 역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요소가 짙은 ‘왕성전’ 역시 이 게임만의 묘미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넷마블이 ‘세븐나이츠’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자체 IP라 기대감이 더욱 크다. 넷마블에프앤씨의 오리지널 IP ‘그랜드크로스’의 첫 작품으로, 넷마블은 향후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확장하고 성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자체 IP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넷마블이기에 업계의 관심도 쏠려있다.
넷마블이 출시해 흥행에 성공한 ‘마블 퓨처파이트’,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등은 전부 원작이 있는 유명 IP를 재해석해 만든 결과물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지급수수료는 실적 개선의 걸림돌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영업비용 7067억원 중 39.5%에 해당하는 2714억원을 지급수수료로 지출했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다면 넷마블은 실적 개선과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까지 얻게 된다.
MMORTS가 비인기 장르인 점은 우려스러운 지점이지만, 넷마블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우원 넷마블 에프앤씨대표는 지난 6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그랜드 크로스 IP를 소개하는 데 적합한 장르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1~2년 사이 한국 시장에서도 전략 게임에 대한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캐주얼함을 강조하고 있어 장르적 특성을 넘어 많은 이용자들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한편 넷마블은 하반기엔 자사 대표 IP 세븐나이츠를 방치형 장르로 재해석한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공개한다. 현재 대만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얼리 액세스를 진행 중인데, 적잖은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김정민 넷마블넥서스 대표는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방치형 게임 시장이 최근 여러 국가에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시장을 많이 가져갈 큰 게임이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우리가 가져간다면 큰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