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더위…폭염 보험 가입해볼까 [알기쉬운경제]

사람 잡는 더위…폭염 보험 가입해볼까 [알기쉬운경제]

‘알기쉬운 경제’는 어려운 경제 용어 풀이뿐만 아니라
뒷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전하고자 합니다.

기사승인 2023-08-18 06:00:13
지난 2일 오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해외 스카우트 대원들이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지구가 펄펄 끓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7월이 온도 관측이 시작된 1940년 이후 가장 더운 달이었다고 합니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폭염은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합니다. 국제연합(UN)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적인 38건의 폭염으로 7만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재산, 인명 피해를 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먼저 ‘농작물재해보험’이 있습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사과, 배, 벼 등 70개 농작물이 폭염이나 화재 등으로 피해를 보았을 때 보상해 주는 상품입니다. NH농협손해보험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축산업 종사자의 경우, 피해를 줄이려면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는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축재해보험은 정부에서 보험료 50%를, 지자체가 20~40%를 지원해 부담을 덜은 농업인 사회안전보험입니다. 삼성화재, NH농협손보, KB손보, 한화손보, 현대해상, DB손보 6개사에서 연중 가입할 수 있죠.

가축재해보험의 폭염 관련 담보는 주계약에서 소, 말, 양, 사슴을 보장합니다. 폭염에 유달리 취약한 돼지와 닭·오리 등 가금류를 사육하는 농가는 가축재해보험에 더해 ‘폭염재해보장 특약’을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보험개발원은 “돼지는 체내에서 발생한 대사열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능력이 낮고, 가금류는 체온이 높고 깃털에 덮여 있어 체온 조절이 어렵다”고 설명했는데요. 특약은 폭염 기간에는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들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삼성금융계열사 통합 애플리케이션 모니모에서 가입 가능한 ‘계절맞춤 미니보험’.

폭염으로 인한 질병에 특화된 보험은 없을까요. 해외에서는 일본과 인도가 열사병 관련 보험 선두주자입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4월 스미모토 생명에서 관련 상품을 출시했고, 다른 보험사인 손포 재팬은 23세 미만만 가입할 수 있던 열사병 입원 및 사망 환자 상해보험 특약을 지난해 7월부터 전 연령대로 확대했습니다. 인도에서는 올해 폭염으로 일용직 근로를 할 수 없는 저소득층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미리 지정한 온도 등 지표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는 ‘파라메트릭 보험(Parametric Insurance·지수형 보험)’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국내는 아직 보급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삼성화재에서 지난달 24일 ‘계절맞춤 미니보험’을 출시했는데요. 열사병, 일사병, 기타 열에 따른 경련과 탈진 등 진단을 받은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다른 보험사들이 쉽사리 폭염 특화 보험을 내놓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폭염, 계절 관련 상품이 수익성이 좋은 편은 아니다”면서 “상품을 출시하더라도 고객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다. 어렵게 관심을 끌더라도 가입까지 이어지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이상 기후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 홍수 등 자연재해 보상을 포함한 글로벌 파라메트릭 보험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까지 214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연평균성장률은 9.6%로 예상됩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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