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이볼의 인기가 높아지자 위스키업계도 본격 소통 강화에 나섰다. 대형마트와 편의점과 함께 관련 제품을 이용한 행사를 여는 한편, 2030세대가 많이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한국은 굉장히 중요하고 전략적인 시장”
21일 오전 방문한 건대입구역 인근 커먼그라운드에는 온통 푸른색으로 가득했다. 파란색이 상징인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보드카 앱솔루트는 이날 팝업스토어를 개최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서 진행한 '앱솔루트 홈'에 이어 두 번째다. 오는 9월24일까지 운영되는 외부 공간에는 조형물과 더불어 스티키몬스터랩과 컬래버 굿즈 숍이, 내부에서는 앱솔루트 칵테일 클래스가 주 3일(19세 이상 법적 음주허용자에 한해 예약 가능) 진행된다.
미구엘 파스칼 페르노리카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는 “이곳은 파란(blue) 곳이다. 이는 곧 앱솔루트의 장소이기도 하다”며 “한국의 디자인스튜디오인 스티키몬스터랩과 협업을 진행하게 된 배경엔 두 브랜드가 동시에 가진 ‘창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등 세계적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 마케팅을 해 온 앱솔루트 보드카는 협업 때마다 주류업계는 물론 문화예술계의 관심까지 받아왔다. 페르노리카는 이번 협업을 통해 한국 문화와 결합시킨 앱솔루트를 고객에게 경험시키고 나아가 혁신적인 브랜드 경험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뮤직 퍼포먼스, 칵테일 클래스, 게스트 바텐딩, VR 기술 접목 드로잉 퍼퍼먼스 등이 펼쳐진다.
미구엘 전무는 한국시장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고 전략적인 시장”이라며 “한국 보드카 시장에서 절대적 리더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65%인만큼 우리의 가치를 알리는 행사를 계속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하이볼 인기에 수입액도 ‘껑충’
한국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보드카 수입량은 2014년 268만1808t으로 정점을 찍은 뒤 수입량이 감소하다, 2021년부터 다시 회복되는 모양새다. 2021년은 하이볼 인기가 본격화 된 시점이다.
하이볼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입하는 위스키 주종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고연산 중심의 고가 싱글몰트 위스키 수입이 늘었다면 현재는 과거에 비해 저렴한 위스키 수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2021년 1~7월 1톤당 평균 가격은 1만1185달러였지만, 같은 기간 2022년에는 1만755달러, 2023년에는 8022달러로 2년 사이 톤당 평균 가격이 28.3%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위스키는 중장년층에서 즐기는 가격대가 있는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하이볼 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더욱 시장 파이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흥미로운 점은 기존 고급 식당이나 바에서만 취급되던 위스키가 최근에는 편의점에서까지 유통된다는 것”이라며 “젊은 층 수요에 맞게 용량과 가격대를 낮춘 제품들이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젊은 층과 소통 강화에 나섰다. 통상 보드카나 위스키는 여름이 성수기인 맥주와는 다르게 날이 선선한 가을이 성수기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위스키 브랜드 중 하나인 ‘제임슨’은 오는 23일까지 잠실 롯데백화점에서도 체험형 공간을 꾸렸다.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이처럼 대규모 주류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열린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하이볼 문화가 많이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인기인 만큼 다양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나 브랜드들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위스키와 보드카 업계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단순히 보드카뿐만 아니라 일본의 다양한 위스키 브랜드들이 젊은 층이 많이 올리는 홍대, 성수 등과 같은 지역에서 다양한 팝업스토어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