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된 시작된 지 2주가 흐른 가운데 시민들의 수산물 소비는 오히려 늘었다. 본격적인 오염수 영향이 있기 전 소비를 늘리려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년부터는 소비가 확연히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안전강화 조치를 해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10일부터 31일까지 수산물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예약판매 기간(7월21일부터 22일간) 대비 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수산물 선물세트 매출도 35% 뛰었다. 냉동 옥돔, 굴비, 갈치 등 간편 수산물 매출(50%)이 가장 많이 늘었고, 김과 같은 건해산물(30%)도 잘 나갔다.
이마트 수산물 선물세트 매출 역시 11%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방류에 앞서 미리 비축한 물량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업체마다 별도로 마련한 수산물 안전 강화 조치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낮추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형마트와 시장 등 현장에는 소비자들의 불안을 의식한 듯 ‘사전 비축 수산물’ ‘일본산 수산물 미취급’, ‘방사능 안전검사 체계 안내’ 등 안전성을 강조하는 안내판들이 있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 김모씨는 “이전보다 수산물 먹기가 꺼려지는 건 사실”이라며 “그나마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는 안심하고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비자 양모씨는 “살면서 국내산 수산물을 꺼리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앞으로는 오염수 영향이 없는 외국산 수산물을 구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산 수산물 소비가 감소할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업계에 따르면 오염수의 한국 도달 시기는 조금씩 편차는 있지만 최소 7개월에서 최대 5년까지 다양하다. 7개월 내일 경우 내년 초부터 영향권 내에 접어드는 셈이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최근 수산물 구매가 늘어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네티즌들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먹었다’, ‘이 수치가 결코 좋은 게 아니다’, ‘한동안 안 먹을 생각으로 이번에 먹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이제 7개월이냐 10년이냐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라며 “이제부터는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안전 강화를 해내가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거나 수산물 ‘먹방’을 하는 식으로는 소비자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