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고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14시간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고 8일 귀가했다. 신씨는 더불어민주당 측으로부터 인터뷰와 관련한 부탁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가능성 제로”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신씨는 이날 오전0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신씨를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신씨는 ‘인터뷰와 관련해 민주당 측 부탁을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분들이 상상해서 질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제로’라고 답했다.
뉴스타파의 보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신씨는 당시 전문위원으로, 뉴스타파와 용역 관계일뿐 영향력을 미치거나 편집진의 결정에 참여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뉴스타파가 방대한 분량의 녹음파일 중 몇 군데를 정해달라며 자신의 의견을 물었던 사실은 시인했다.
또 신씨는 김씨에게 책을 판매하며 작성했다는 계약서에 계약 일자가 구매 대금이 오간 시점보다 6개월 앞선 2021년 3월로 기대된 이유에 대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김만배씨가 그렇게 하자고 해서 이유를 묻지 않고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신씨는 김씨가 녹음 사실을 몰랐다며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당연히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신씨는 지난 2021년 9월15일 김씨와 만나 대화를 나누며 내용을 녹음했다.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검 중수2과장이던 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알선 브로커라는 의혹을 받았던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씨는 녹음 파일을 지난해 3월4일 뉴스타파에 넘겼고, 이 매체는 이틀 후인 3월6일 이를 보도했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 진술, 계좌 추적 등을 토대로 해당 인터뷰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 인터뷰가 이뤄진 뒤 6개월이 지난 대선 시점에 보도가 나온 점을 볼 때 선거를 앞두고 미리 기획한 일로 보고 있다. 또한 인터뷰가 진행될 무렵 김씨가 신씨에게 지급한 1억6500만원에 대해 두 사람의 주장처럼 책 구매 대금이 아닌 허위 인터뷰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 조사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전망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