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아스파탐’ 발암 논란 이후 제로음료는 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시장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더욱 성장세다. 특히 탄산음료를 중심으로 시작됐던 제로 열풍은 최근 차, 이온 음료 등에까지 분야를 확장시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파탐 논란 후에도 제로음료는 꾸준히 출시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 약 절반을 점유한 1위 사업자인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콜라 오리지널에 제로 라임뿐 아니라 망고·블랙까지 내놨다.
동아오츠카도 오리지널에 파인애플·그린애플을 내놨다. 최근엔 콤부차로 나랑드 사이다 제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오고 있다. 코카콜라도 라이트·제로에 이어 제로 레몬 등 라인업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매출도 성장세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1월 펩시 제로 슈거 라임 출시에 이어 같은 해 칠성사이다 제로도 출시했는데, 이 첫 해 매출이 890억원이었다. 이듬해인 2022년 매출은 1885억원 가량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3년째인 올해(2023년) 상반기에만 매출 약 1405억원을 올린 상태로 연내 3000억원까지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아스파탐 논란 이후 수그러질 거란 시장 분위기와는 정반대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에 한정해 발암 가능성 논란이 있었고 그래서인지 제로음료에 들어가는 다른 인공감미료 불매까지 번지진 않고 있다”며 “실제 업체들은 감미료를 대체하는 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주력하면서 소비자들도 안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음료 시장은 건강을 생각하는 시장 분위기 안에서 앞으로 계속 성장해갈 것으로 보인다”며 “제2의 아스파탐 논란은 또 발생할 수도 있지만 제로음료 자체에 대한 인식은 계속해서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식품산업통계정보 보고서 등에 따르면 국내 10조원대를 넘는(10조3115억원) 음료 시장에서 탄산음료는 24.5% 수준이다. 이 시장에서 제로 탄산음료 비중은 20%선이다.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은 2016년 903억 원에서 2021년 2189억 원 가량으로 연평균 19.4%씩 가파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제로 탄산음료 시장도 급성장세다. 코트라에 따르면 글로벌 제로 탄산음료 시장은 2020년 1253억 달러(한화 166조5237억원)에서 2030년 2435억 달러(한화 약 323조6115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10년 간 연평균 성장률은 7.3%선이다.
무엇보다 제로음료 시장은 기존 탄산음료를 넘어 차 음료, 이온 음료, 스포츠 음료 등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음료는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상품군이 되었다”면서 “단순히 탄산음료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군에 해당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통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과포화 상태였는데, 제로 열풍이 불면서 또다른 시장이 개척됐다”며 “내년에도 이같은 열풍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