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교촌치킨, 비알코리아에서 현업을 떠난 옛 CEO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최근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소비침체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식품업계가 과거 성장을 이끌었던 인사를 모심으로 위기를 적극 관리해나가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송종화 전 사장을 부회장으로 다시 일선에 복귀시켰다. 지난해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3년 만에 복귀한 데 이어 송 부회장도 11년 만에 다시 회사로 돌아온 셈이다. 같은 날 신세계그룹도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에 이석구 신세계 신성장추진위 대표를 임명했다.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도 대표가 바뀔 예정이다. 최근 이주연 대표가 취임 반년 만에 사임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후임 자리에는 다시 도세호 전 대표가 앉을 예정이다. 도 전 대표는 2021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비알코리아 대표를 맡았다.
새로 임명된 대표들의 공통점은 모두 과거 해당 기업들의 성장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교촌의 송종화 부회장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에 재직했다. 그는 당시 교촌치킨의 미국, 중국 진출을 주도하고 베스트셀러인 ‘허니 시리즈’를 출시하는 성과를 낸 인물이다.
이석구 대표 또한 과거 스타벅스코리아의 전성기를 이끈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세호 전 대표도 재직 당시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들이 옛 CEO를 속속 복귀시킨 데엔 경기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국면을 어떻게든 뚫고 나가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비알코리아(339억원)와 신세계라이브쇼핑(139억원)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교촌은 지난해 매출액은 5175억원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78.4%나 급감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10년 넘게 지켜오던 국내 치킨 브랜드 1위 자리도 bhc에 내줬다. 올해 상반기에는 선제적인 주요 메뉴 가격 인상 여파로 매출마저 꺾이며 전년 동기 대비 15.6%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유통업체들이 대부분 보릿고개를 걷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필요하다”며 “수익이 되는 사업을 최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과거 경험이 많은 인재를 다시 모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