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 맥주 제3공장에서 직원이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중국의 끊이지 않는 식품 위생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반복되는 중국 위생 문제에 ‘불매 운동’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은 칭다오 재고 관리를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 맥주 제3공장에서 직원이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후 식약처와 칭다오 맥주 수입사 비어케이는 조사를 통해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현지 내수용 제품으로 확인하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공장에서 만든 맥주의 국내 반입 여부와는 별개로 칭다오를 포함 중국 식품에 등을 돌리는 국내 소비자가 다시 늘고 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기사 댓글 등에는 “저 공장만 문제겠느냐”, “회사 위생 관리가 엉망이라는 걸 증명한 거 아닌가”, “다른 공장은 영상에 찍히지 않았을 뿐” 등과 같은 소비자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위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꾸준하게 반복된 이슈다. 가깝게는 지난 2021년 터진 ‘알몸 김치’ 파동이 있었다. 2015년에는 ‘인공 계란’ 파동이 일었다. 중국산 난백건조(계란 흰자를 분말로 한 것)에서 엔로플록사신 같은 동물용 의약품 성분이 검출되자 식약처는 회수조치를 내렸다.
문제는 이같은 중국산 식품 위생 논란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식약처가 고시한 국가별 수입신고 부적합 사례에 따르면 3건 가운데 1건이 중국산이다. 국가 기준 압도적인 1위다. 2~6위까지 전부 합쳐도 중국을 따라 오지 못한다.
실제 중국은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농산물 수입국가다. 전체 농산물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다.
특히 국내에 엔데믹 이후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원가 절감을 위해 식재료들을 중국산으로 대체하는 자영업자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예컨대 수입산 김치의 경우 100%가 중국산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11만913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8787톤에 비해 20.7% 급증했다.
중국산 김치는 2021년 ‘알몸 김치’ 사건 이후 주춤했다가 엔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심해지자 다시 수입량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칭다오를 비롯해 중국 제품 불매에 나서겠다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매년 한 차례씩 반복되는 논란에 대체재를 소비하겠다는 의견이다.
평소 칭다오를 즐겨 마신다는 대학생 이모씨(23)는 “업력이 수십년 이상 되는 기업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며 “친구들끼리 양꼬치나 중식을 먹을 때면 당연스럽게 칭다오를 마셨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마시지 않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는 “중국산 제품의 위생 관련 이슈가 항상 있어왔는데 칭다오 같은 대기업에서조차 이런 문제가 생긴다면 더욱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칭다오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의 식품 구매 자체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칭다오 매출 감소를 걱정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에서 양꼬치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대부분의 중식당에선 아무래도 칭다오와 하얼빈 맥주가 인기 주종”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칭다오 매출이 줄 것만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