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인기에 힘입어 라면·빙과업계는 3분기 실적이 증가세를 띄는 반면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과 주류업계는 일부 사업의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3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8744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5% 늘었고, 영업이익은 80.22% 급증했다.농심의 실적 증대는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낸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먹태깡’의 인기가 실적 오름세를 거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양식품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35억원, 319억원으로 각각 24.5%, 65.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양식품은 중국·미국·인도네시아 등 주요 수출국의 판매 법인화로 체계적인 유통망을 구축한데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뚜기는 매출 9080억원, 697억원으로 각각 10.5%, 57.5% 증가할 전망이다.
오리온 역시 신제품 등의 판매가 늘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5% 증가한 7778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16.76% 오른 1421억원이다. 롯데웰푸드도 국내외 제과·빙과 사업에서 순항하며 3분기 매출 1조1421억원, 영업이익 73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2%, 영업이익은 28.15% 증가한 규모다.
빙그레 역시 해외 사업 호조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의 3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6% 증가한 4166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72.48% 오른 445억원이다.
이밖에 동원F&B, 대상 등 종합식품업체들도 주요 제품 중심으로 견조한 판매 흐름을 이어가며 실적 선방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매출은 7조7209억원, 영업이익은 3928억원으로 각각 3.63%,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공식품 시장과 바이오 부문의 수요 부진에 더해 원가부담까지 겹쳐 수익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류업계도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의 매출은 6784억원,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32.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수입 원자재 및 주정가격 상승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식품업계 대부분의 호실적이 정부의 추가적인 가격 인하 압박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걱정이 앞서는 기류도 감지된다. 최근 물가를 잡고 싶은 정부가 주요 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거나 기업을 찾아가고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호실적은 또다른 압박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안정이라는 정부 기조는 이해하지만 이번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것이지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며 “다들 해외 시장을 통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을 뿐 국내 시장이 좋았던 건 아니다”라고고 언급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