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식품업계가 캐릭터 마케팅에 한창이다. 제품 경험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 사이에선 단순히 ‘맛’만이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콘텐츠가 가진 세계관과 제품을 연결지을 때 구매효과도 더 커진다고 봤다.
1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캐릭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상품 구매 시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다고 답한 소비자가 64.2%에 달했다. 절반 이상은 품질에 차이가 없을 경우 캐릭터 부착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유통업계의 연말 마케팅 전략은 ‘캐릭터’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SPC가 운영하는 던킨과 배스킨라빈스는 글로벌 인기 캐릭터 ‘도라에몽’을 선택했다. 던킨은 이달 초부터 도라에몽과 협업한 도넛과 음료 3종을 출시했다. 배스킨라빈스는 도라에몽 미니 캐리백과 도라에몽 여권 케이스 굿즈를 선보인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월트 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협업한 음료 등을 출시했다.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번 디즈니 협업 상품은 오르골, 키링 등 13종에 달한다. 이디야커피는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한 다양한 신제품과 굿즈를 출시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 7월 인기 레트로 캐릭터 스누피가 등장하는 만화 피너츠 브랜드와 손을 잡았다.
종합식품기업 하림이 최근 출시한 어린이 가정간편식 ‘푸디버디’는 아이들을 타겟으로 한 만큼 팬더, 토끼 등 동물 캐릭터를 제품에 넣었다. 제품 안에 해당 캐릭터 스티커 12종을 동봉해 아이들 흥미를 키우기도 했다. 풀무원식품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속 캐릭터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다가올 ‘빼빼로데이’를 맞아 편의점들은 빼빼로 제조사 롯데웰푸드와 함께 각기 다린 캐릭터 패키지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산리오캐릭터즈’ ‘먼작귀’ ‘도라에몽’을, 이마트24는 ‘춘식이’, GS25는 애니메이션 주인공 ‘파워퍼프걸’, CU는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했다.
전문가들은 캐릭터 마케팅이 단순히 맛뿐만 아니라 경험을 중시하는 2030세대를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콘텐츠가 힘을 가진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활용할 경우 해당 콘텐츠 세계관이 현실 세계 식품과 연결되어지면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며 “이는 같은 제품이더라도 구매 우위를 점하게 되는 효과를 띄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우리는 한 차례 포켓몬빵의 위력을 느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단순히 맛으로만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며 “기업들이 저마다의 캐릭터를 만들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