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게 나눠 먹자… 그건 안되지” 흰꼬리수리의 먹이 다툼

“사이좋게 나눠 먹자… 그건 안되지” 흰꼬리수리의 먹이 다툼

- 날카로운 발톱과 굽은 부리 소유한 최강 사냥꾼

기사승인 2024-01-06 06:05:02
"같이 먹자…안 돼, 나 혼자 먹을 거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흰꼬리수리가 4일 강원 강릉시 남대천 하류에서 물고기를 사냥한 뒤 동료와 먹이다툼을 벌이고 있다.

- 남대천 하구는 새들의 천국
- 매년 겨울이면 50여종의 새들 찾아들어

 먹잇감 앞에는 적도 동료도 없다.
겨울답지 않게 한낮의 기온이 영상을 오르내린 지난 3일 점심, 강릉시 남대천 하구의 솔바람다리 아래 모래 둔덕에 흰꼬리수리 두 마리가 먹이다툼이 치열하다. 전날 이들은 수차례 남대천 하류에서 물고기 사냥을 했으나 실패를 거듭해 몹시 배가 고픈 상황이다.
흰꼬리수리는 한반도를 찾아오는 최강의 대형 맹금류다. 이들은 남이 잡은 먹이를 강탈하는 습성이 있다.

겨울 햇살이 따사롭게 퍼진 점심 무렵, 마침내 유속이 느린 강 하구 모래톱 옆에서 흰꼬리수리 한마리가 잽싸게 물고기를 낚아챈 모습을 멀리 나뭇가지에서 지켜보던 동료 흰꼬리수리가 이를 빼앗기 위해 재빠르게 날아왔다. 그러면서 숨 막히는 먹이 쟁탈전이 시작됐다.
먹이를 잡은 흰꼬리수리는 날카로운 발톱에 먹이를 꽉 움켜쥐고 동료의 공격을 피해 날아올랐다. 한 마리는 공중에서 먹이를 빼앗기 위해 날카로운 발톱으로 공격하고 어렵게 사냥에 성공한 녀석은 먹이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다.
이들은 먹이 차지를 위한 경쟁이 끝난 뒤에는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이좋게 지낸다.

이들은 서로 날카로운 발톱을 걸고 공중에서 회전하며 공격과 방어를 이어갔고 땅에서는 까마귀들이 혹이라도이들이 싸움 도중에 먹이를 놓치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다. 결국은 먹이를 쥐고 있던 흰꼬리수리가 먹이를 빼앗기지 않고 동료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면서 이들의 숨 막히는 먹이다툼은 끝이 났다.

천연기념물 243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흰꼬리수리는 한반도를 찾아오는 최강의 대형 맹금류다. 몸길이 80∼94cm, 익장 1.8~2.45m로, 흰꼬리수리속의 조류 중 참수리 다음으로 제일 크다. 암수의 구별은 큰 차이가 없으며, 암컷이 약간 더 크다.
'호사비오리'
호사비오리는 겨울에 한국을 찾아오는 매우 희귀한 오리로 한국에서는 멸종위기1급야생생물로 지정되었으며,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 목록에도 이름이 올라있다.

호사비오리 암수, 우측이 암컷이다.

 

남대천을 비롯해 경포호 등 큰 호수와 하천, 바다를 아우르고 있는 강릉지역은 매년 겨울이 시작되면 흰꼬리수리 외에도 큰고니 가족, 청둥오리, 흰비오리 등 오리류, 물닭, 말똥가리 등 대형 맹금류 등 다양한 겨울철새들이 깃들고 있다. 매년 겨울을 나기 위해 강릉 지역을 찾는 ‘겨울진객’은 줄잡아 50여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대갈매기'
고대갈매기는 카자흐스탄, 몽골, 러시아, 중국의 제한된 지역에서 번식하고 중국, 베트남, 한국에서 월동하는 새이다. IUCN 적색 목록 VU(취약)등급의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며 생존 개체수는 최대 3만 마리 정도로 추산된다. 한국에는 11월 경부터 도래하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된 매우 희귀한 겨울철새로서 월동 개체 수는 한 자리수 정도로 알려져 있다.

20년 넘게 남대천을 비롯해 강릉 지역에서 생태 사진을 전문으로 촬영해온 이종원(강릉·75) 씨는 “은퇴 후 나의 건강비결은 매일 카메라를 둘러메고 강릉 지역을 돌아보는 것”이라며 “특히 남대천에서 희귀한 새들을 많이 촬영했다. 지역의 생태지킴이로서 역할과 또한 생태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게 노년의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붉은턱멧새

긴꼬리양진이

멋쟁이

 

글=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사진=이종원 사진가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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