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이대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마라”…김준혁 사퇴 촉구

이화여대 “이대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마라”…김준혁 사퇴 촉구

기사승인 2024-04-04 19:20:29
이화여대 총동창회는 4일 이화여대 대강당 앞에서 ‘이화동창 선후배들의 자발적 항의집회’를 열었다. 사진=유민지 기자

이화여대 동문들이 김준혁 후보의 ‘이대생 미군 장교 성 상납’ 발언으로 모교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김 후보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집회는 실추된 이화여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집회임을 강조하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화여대 총동창회는 4일 이화여대 대강당 앞에서 ‘이화동창 선후배들의 자발적 항의집회’를 열며 이같이 밝혔다.  

이화여대 대강당 앞에 모인 300여명의 졸업생들이 계단을 빼곡해 채웠다. 백발의 졸업생도 눈에 띄었다. 저마다 다양한 피켓을 들고 집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화여대 총동창회는 이번 집회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집회 시작 전 총동창회측은 “이번 집회는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비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실추된 이화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자리”라며 “선거법 위반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총동창회는 김 후보의 발언을 여성 전체에 대한 성차별적 혐오로 규정하며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했다. 이명경 총동창회장은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인 총선 기간에 망측한 발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김 후보의 발언은) 이 나라 여성 전체에 대한 성차별적 혐오이기에 김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활란 총장의 행적을 떠나 이화여대를 정쟁의 도구로 삼으면 안 된다는 재학생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이화여대 총동창회는 이화여대 56대 총학생회 입장문을 대독하며 “김활란 초대 총장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별개로 우리 이화여자대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학으로서 여성교육의 시작이자 여성 인권의 중심에 있었다”며 “김준혁 후보의 발언은 이화가 만들어왔던 여성인권 신장의 역사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학내 구성원들에게 모욕감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의 적절하지 않은 발언으로 정쟁이 확산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는 이대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김 후보 발언의 타임라인을 설명하며 “첫 언론보도 이후 김 후보는 자신의 블로그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며 “이후 여론이 악화되고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자 사과했기에 진정성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김준혁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활란 이대 초대총장 및 관련 발언에 대해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대 재학생과 교직원, 동문에 상처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화여대 총동창회는 김준혁 후보를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을 온오프라인 서명을 오는 5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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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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