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전차’의 질주에 제동을 건 젠지e스포츠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4연패라는 새 역사에 단 한 걸음만을 남겼다.
젠지e스포츠는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2024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조 한화생명e스포츠와 다전제(5판 3선승제)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젠지e스포츠는 5시즌 연속 결승전 진출에 성공하며 LCK 최초 4연패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아울러 준우승 팀까지 주어지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티켓을 확보했다. 반면 결승행에 실패한 한화생명e스포츠는 플레이오프 4라운드(최종전)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T1-디플러스 기아 경기 승자와 일전을 벌인다.
1세트 일진일퇴 공방에서 ‘제카’ 김건우가 한화생명e스포츠 영웅으로 등장했다. 27분 바론을 두고 벌인 한타에 ‘도란’ 최현준의 렉사이와 ‘딜라이트’ 유환중의 알리스타가 환상적인 이니시를 걸었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김건우의 아칼리가 버티던 ‘쵸비’ 정지훈의 아지르마저 쓰러뜨리고 쿼드라킬을 터뜨렸다.
하지만 젠지e스포츠는 괜히 정규리그 1위가 아니었다. 29분 미드 전투 때, 젠지e스포츠는 불리한 와중 좋은 한타 포지션으로 상대 탱커 ‘피넛’ 한왕호의 오공과 유환중의 알리스타를 끊고 바론 버프를 획득했다. 함께 3용까지 얻으며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탑 억제기도 밀면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이때 ‘바이퍼’ 박도현의 제리가 ‘슈퍼 플레이’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34분 미드 대치에서 상대 아지르가 없던 틈을 파고들어 상대 4인을 모두 섬멸했다. 박도현의 적극적인 플레이 메이킹이 빛났다. 승기를 잡은 한화생명e스포츠가 정지훈마저 잡고 ‘에이스’(상대 모두 제거)를 띄워 경기를 마무리했다.
2세트 한화생명e스포츠가 먼저 흐름을 깼다. 25분 드래곤 한타 때, 한왕호의 신짜오가 순식간에 상대 진영으로 돌파해 ‘리헨즈’ 손시우의 나미를 끊었다. 아울러 용도 스틸에 성공했다. ‘캐니언’ 김건부의 세주아니도 제거한 한화생명e스포츠가 용 스택을 2대 2로 균형을 맞추고 흐름을 가져왔다.
그러나 젠지e스포츠가 한타 한 방으로 승부를 단숨에 역전했다. 32분 바론 교전에서 김건부는 점멸이 없던 김건우의 탈리야를 노렸다. 여기서 곧바로 박도현의 제리도 끊은 젠지e스포츠는 수적 우위를 활용해 ‘에이스’를 띄우고 바론 버프를 챙겼다. 미드 억제기까지 파괴하며 확실한 이득을 얻었다.
이후 두 번째 바론을 처치한 젠지e스포츠는 잘 성장한 정지훈의 아우렐리온 솔을 앞세워 상대를 밀어냈다. 승기를 잡은 젠지e스포츠는 40분 미드 교전에서 상대 딜러진 박도현과 김건우를 끊고 그대로 진격해 경기를 끝냈다.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팽팽한 시소게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완벽한 한타로 흐름을 가져왔다. 21분 미드 포탑을 끼고 벌어진 전투에서 최현준의 렉사이와 유환중의 탐켄치가 에어본을 연속으로 터뜨렸다. 상대 방해를 받지 않은 박도현의 징크스가 딜링을 폭발하며 김건부를 제외한 4인을 모두 제거했다. 이 한타로 인해 양 팀의 격차는 4000골드 차까지 벌어졌다.
수세에 몰린 젠지e스포츠가 25분 유환중을 끊고 바론 처치를 시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때 한화생명e스포츠는 바론 버프를 내줬지만 상대 3인을 잡고 반격했다. 특히 박도현의 징크스가 킬을 쓸어 담으면서 성장이 가속화됐다. 다만 젠지e스포츠도 불리한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으로 이득을 봤다.
여기서 젠지e스포츠가 상대 바텀 듀오를 공략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29분 미드 2차 포탑 앞에서 정지훈의 아지르가 궁극기(황제의 진영)를 활용해 박도현을 무찔렀다. 결과적으로 젠지e스포츠는 3용을 챙기며 후반 전투를 위한 힘을 얻었다.
양 팀 모두 엄청난 후반 집중력을 보였다. 41분 세 번째 바론을 두고 양 팀은 첨예하게 맞섰다. 스킬 한 번이 승부를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먼저 한화생명e스포츠가 탑 백도어로 승부수를 던졌으나 결과적으로 안 좋은 한타 포지션이 구축됐다. 이에 젠지e스포츠는 모든 스킬을 던지며 도망가던 적을 계속해서 붙잡았고, 결국 ‘에이스’를 올리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운명의 4세트. 젠지e스포츠가 초반 흐름을 꽉 잡았다. 3분 김건부의 리신이 절묘한 탑 갱킹으로 최현준을 처치했다. 이어 미드에서도 손시우의 노틸러스가 좋은 로밍 타이밍으로 김건우를 끊었다. 2용까지 획득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한화생명e스포츠도 곧바로 반격했다. 12분 탑 교전에서 상대 무리한 다이브를 받아쳤고, 이때 박도현의 제리가 제압 골드 포함 2킬을 올렸다. 후반 캐리를 담당하는 제리가 킬을 몰아서 먹은 점은 한화생명e스포츠에 호재였다.
양 팀의 날 선 경기력은 16분 전령 한타에서 드러났다. 난전 속 최현준의 제이스와 김기인의 크산테가 전장을 헤집었다. 정지훈의 아지르도 적 진영에 침투했다. 하지만 가장 빛난 건 박도현이었다. 박도현은 팀에서 홀로 살아남아 상대를 모두 처치했다. 다만 젠지e스포츠는 전령을 획득하며 손해를 최소화했다.
‘장군 멍군’을 외친 양 팀. 젠지e스포츠가 이 형세를 깼다. 24분 미드 대치에서 먼저 손시우가 이니시를 열었다. 상대 진영이 망가지자정지훈이 환상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딜러진을 ‘토스’했다. 정지훈은 팀 보이스에서 “캐리”라고 환호하며 기뻐했다.
승기를 잡은 젠지e스포츠는 바론 버프와 3용을 획득하면서 상대를 더 압박했다. 결국 젠지는 31분 한타에서 상대를 모두 무너뜨리고 세트스코어 3-1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지훈은 LCK 미드라이너 역대 3번째로 2000킬을 올리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종로=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