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서행동 위기학생 증가 및 행동 수준 심각화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학급 내 교사의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문제 등으로 적극적 조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는 서울시교육청이 실험한 ‘긍정행동지원(PBS)’를 위기 학생 생활지도 대안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육청 내 정서행동 위기학생 컨트롤 타워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서울 관내 교사 중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경험 교사 비율이 8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급 내 1~2명으로 답한 경우는 65%, 3~4명이라는 답변도 35%로 집계됐다. 해당 설문은 2022년 교사운동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전국 유·초·중 교사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정서행동 문제란 일상적인 생활에서 정상적인 아동 및 청소년들의 행동과 달리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학교 내 정서행동 위기학생 유형은 정서행동 위기학생 유형은 ADHD가 78.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행동문제로는 신체적 공격, 욕설‧폭언, 교실이탈 순으로 나타났다.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은 자신의 학업 외에도 다른 학생의 학업에 지장을 주고, 또래 교사들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물리적 심리적 상처를 안기기도 한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의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시스템 구축 방안 연구 : 긍정적행동지원의 일반학교 사례를 중심으로’보고서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특수교육에서 주로 실시하는 ‘긍정행동지원(PBS)’을 일반 학교에 적용했다.
긍정행동지원은 문제행동 예방과 중재에 학생 개인이 아닌 학급‧학교 차원에서 문제행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모의 협력과 지원도 함께하는 생태학적 접근법이기도 하다. 긍정행동지원은 문제행동 예방‧중재에 초점을 맞춰 3단계로 구성된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보편적 중재’ △하위 15% 집단을 대상으로 ‘표적집단 중재’ △행동 변화가 없는 대상을 중심으로 ‘개별 중재’ 단계를 거친다.
보고서의 연구책임자 박상현 연구위원은 “일반학교 교사들이 긍정행동지원을 위기학생 지도에 적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며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며 보편적 중재 실행은 위기학생 문제행동 예방 및 학급전체에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서행동 위기학생 대응 컨트롤 타워를 명확하게 지정해 부서 간 연계 및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컨트롤 타워가 없으면 각 부서에서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결국 교육현장 업무 담당자의 행정업무 부담이 늘어나고, 학생에게 적절한 지원이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는 교육청의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중장기 계획수립도 제안했다. 박 연구위원은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예방하지 않으면 개인 성장뿐만 아니라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며 구체적으로 학교폭력, 교권침해, 교원과 학부모 간 갈등, 교원 간 갈등 등을 꼽았다. 이어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단기적 임시적 방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장기 계획에 향후 구체적인 정책수단을 정하고, 예산과 인력 투입 방안도 계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