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형 참사, 화재 진압 힘든 리튬전지…“특수화재 대비해야”

또 대형 참사, 화재 진압 힘든 리튬전지…“특수화재 대비해야”

기사승인 2024-06-24 18:51:13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화재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경기 화성시의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에서 현재까지 2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9년 여수 럭키화학 폭발사고 당시 16명이 사망한 인명피해 규모를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화재 참사가 될 전망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31분 경기 화성 서신면 전곡리 소재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오후 6시30분 기준 사망 22명, 부상자 8명 등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사망자 대다수는 2층에서 작업하던 외국인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공장은 철골조 구조 11개동, 연면적 5530㎡이다. 화재가 난 공장 3동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000여개가 보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대원들은 연쇄 폭발과 연기 등으로 내부 진입에 애를 먹었다. 이날 소방당국은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를 발령했으며, 큰 불길은 오후 3시10분쯤 잡혔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리튬은 위험물안전관리법상 3류 위험물로 분류한다. 자연발화성 물질인데, 약 180도가 되면 자연발화가 되고 물과 반응하면 인화성 가스를 내뿜는다”며 “해외에서도 전기저장장치, 에너지저장장치나 전기 자동차 배터리 공장 등이 화재가 나면 소방대가 접근하지 못하고 다 타기를 기다린다. 이번 화재는 이차전지는 아니지만 일차전지였다. 일차전지 중에서도 상당히 고밀도전지”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소방대 화재 진압은 초기부터 작전까지 상당히 유효했다”며 “주수(소화용수를 뿌리는 것)로 주변을 냉각시키면서 연소 확대를 방지했다. 소방대가 10분 후 도착해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까지 올려 소방 대응은 좋았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백 교수는 “이렇게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데 수십 명의 근로자 명단이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건물 안에 있던 근로자 명단이 화재로 모조리 타버리면서 소방당국이 확인에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기차 지하 주차장 등 사회 곳곳에 리튬이 쓰이는 부분이 많아지고 있는데, 단기 압축 성장을 하면서 법이 잘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법대로만 하면 안전하다’는 인식이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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