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에 4선 중진 김상훈 의원이 내정되면서 당내서 불거지던 계파 갈등 우려가 점차 가라앉는 모양새다. 한동훈 당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와 합의 하에 추진된 인선이면서 김 의원 자체가 계파색이 옅고 정책적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의도 연구원장 등 남은 당직 인선에서는 더 이상의 잡음 또는 당내 반발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위의장에 내정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여야가 대치 구도에 있는 가운데 정책위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아서 어깨가 무겁다”며 “우리가 당면한 민생 현안 처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구‧경북(TK) 4선 의원으로 당내 정책 전문가라는 평가다.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과 21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22대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진석 비대위 때는 비대위원을 맡아 정무적인 면에서도 강점을 지녔다고 여겨진다.
김 의원의 정책위의장 임명은 내주 의원총회 추인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당대표 체제 전환 이후 당4역(당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에 대한 인선 절차가 마무리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당대표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의도연구원장, 대변인단 등이다.
한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의도연구원장에 어떤 인물을 앉힐지도 또 다른 관심 포인트다. 일단 지명직 최고위원은 원외 인사 중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부총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22대 총선에서 경기 고양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김 전 부총장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명직 최고위원 내정설에 대해 “한 대표와 만나서 어떤 얘기를 구체적으로 했는지 언론에 나와서 말하는 건 옳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여의도연구원장은 현직 홍영림 여연원장이 유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한 대표가 지난달 23일 전당대회 수락연설에서 기능 재편에 대해 말할 만큼 변화는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표는 2일 여의도에서 전·현직 지도부 오찬 후 기자들의 인선 질의에 “인사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잘 진행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꽤 논란을 빚었던 정책위의장 인선과 달리 더 이상의 잡음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번 정책위의장 인선이 이례적이었던 것으로 다른 인사에선 당내 반발이 일어날 명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불만이) 드러나진 않을 것”이라며 “새로 당대표가 임명되면 신임을 받든지 교체되든지 이런 처분을 (당대표가 하는 것에 대해) 지켜봐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같은 날 쿠키뉴스에 “사실 이번 같은 경우가 특이했다. 정책위의장이나 여연원장,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이 이렇게 주목받을 일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내분 등이)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