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향후 한국의 안보는 매우 심각한 외부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한국 정부가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한미동맹 약화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계속 고도화되어 감에 따라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창설되고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도 강화되었지만, 그것이 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올해 5월에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에서 독자 핵무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찬성 여론은 70.9%였는데, 이는 이 기관의 2011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2023년의 워싱턴선언과 후속 조치가 한국 국민의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달래는 데 큰 한계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리스 행정부가 출범해서 바이든 행정부의 핵정책을 그대로 이어갈지 아니면 변화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우리에게 큰 관심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주한미군의 부분적 철수,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전략자산의 전개 축소, 트럼프와 김정은의 대화 재개와 같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트럼프와 그의 측근 일부가 한국 핵무장 용인 가능성에 대해 시사한 바가 있기 때문에 그의 재선이 한국에게는 독자 핵무장을 통해 북핵 위협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트럼프가 재선되면,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추구하면서 거부했던 미국 전술핵무기의 재배치 문제가 한미의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될 수도 있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이 새 정당 강령(정강)에서 북한 ‘비핵화(denuclearization)’라는 문구를 모두 삭제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어느 당의 후보가 당선되든 북핵 정책에 큰 변화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선 이후 미국의 핵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치밀한 분석과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6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러․북 동맹관계의 완전한 복원과 군사협력의 확대도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가 북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북한은 한국의 모든 주요 군사시설들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정찰위성을 보유하게 될 것이고, 원자력추진잠수함 개발에 성공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러․북 군사협력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를 채택하는데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 확장억제의 실효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함께 러․중 및 러․북 군사협력 강화에 대해 한․미․일이 어떠한 핵전략으로 대응할 것인지 면밀한 검토와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이 같은 안보 상황에서 세종연구소 주최,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 주관으로 오는 9월 26일 개최될 ‘2024 한미핵전략포럼’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 문제를 포함해 한국의 모든 핵 옵션에 대해 금기를 넘어선 허심탄회한 공개토론을 통해 창의적이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할 것이다.
그리고 북핵을 넘어서서 러․북, 러․중 군사협력 확대에 대해 한․미․일이 어떠한 핵 옵션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새로운 대안을 찾는 것이 올해 한미핵전략포럼의 주요 목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