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려움으로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아토피피부염. 이들 환자를 위해서는 증상 여부에 따라 치료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효과가 높은 새로운 신약이 나온 만큼 교체 투여에 대한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제기했다.
중증아토피연합회는 오는 21일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매년 9월14일)을 기념해 ‘아토피피부염의 날, 함께하는 치유와 희망’을 주제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교차투여 허용 등 치료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조은 중증아토피연합회 대표는 “치료제는 직접 사용해보기 전까지 어떤 효과나 부작용이 나타날지 알 수 없다”며 “큰 기대를 가지고 치료제를 사용했지만,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더 큰 실망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교차투여를 허용해 달라는 환자들과 의료진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며 “정책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환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아토피피부염은 생명에 직접적인 위험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으나,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저해하고 중증의 경우 수면장애, 불안증 등 여러 신체적·정신적 질환을 동반하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환자의 연령대, 병변의 범위, 중증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 종합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적절히 선택돼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특정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예측하는 지표인 ‘바이오 마커’에 대한 확실한 연구 결과가 없어, 현재로선 환자 개개인의 임상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치료 전략을 선택한다.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 옵션으로는 국소 스테로이드, 국소 칼시뉴린 저해제, 항히스타민제 등 면역조절제를 사용하는 것이 고려된다. 또한 최근에는 생물학적제제, JAK(야누스키나제) 억제제가 등장하는 등 치료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JAK 억제제는 생물학적제제에 이어 효과가 신속하고 강력한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승인된 JAK 억제제는 한국애브비의 ‘유파다시티닙’(상품명 린버크), 한국릴리의 ‘올루미언트’(상품명 올루미언트), 한국화이자제약의 아브로시티닙(상품명 시빈코) 3종이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아브로시티닙 경우 1일 1회 경구투여로 주사제인 타치료제에 비해 편의성도 높였다. 특히 ‘JADE DARE’ 연구에서 아브로시티닙과 국소치료 병용요법이 생물학적제제 두필루맙과 국소치료 병용요법 대비 피부 증상 및 가려움증 개선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다만 현재 급여 상 JAK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 교체투여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 비급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교체투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초 치료제 투여를 중단하고, 일정 기간 동안 일반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증상이 악화한 것이 입증돼야 한다.
장용현 대한피부과학회 보험이사(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개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하나의 약물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효과를 발휘하지는 않는다. 환자들이 불충분한 반응을 보였을 때, 다른 좋은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