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8일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축소 논란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박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대담에서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조그만한 파우치’라고 지칭해 비판받은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후보자의 윤 대통령 신년대담 진행 방식이 잘못됐다고 규탄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과 같은 종류의 가방을 가져와서 “이것을 거의 동전 지갑처럼 조그만 파우치 정도로 깎아내리려 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도 “‘파우치’ 표현이 아부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은데 인정하냐”며 “그 표현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없는가”라고 말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 역시 “(박 후보자는) 최재영 목사가 명품백을 ‘놓고 갔다’고 표현했다. 사건 의미를 축소할 우려가 있다”며 “대통령 의자에 앉은 뒤 ‘개인적 영광’이라고 발언한 것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를 두둔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파우치’라고 말하면 손지갑을 얘기하는 게 우리의 보편적 시각”이라면서도 “파우치 (명칭이) 백에 붙어 있으니까 상표 그대로 쓴 것 아닌가. 일반적으로 이해가 간다”고 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번 파우치 논란은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공영방송의 운영‧철학의 직결사항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박 후보자가 공영방송 보도윤리에선 명품 같은 단어의 뜻에 좋게 보이는 듯한 표현이 들어가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하자 이를 옹호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파우치 발언에 대해 “해당 상품을 공식 사이트에 검색했을 때 디올 파우치라고 제품명이 명확히 나와 있다”며 “파우치는 사실이고 팩트”라고 해명했다.
또 인사청문회는 오후 중 30여분 간 정회됐다. 박 후보자가 윤 대통령 신년대담 관련 거짓 답변을 했다는 게 이유다. 과방위원장실은 입장문을 통해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어처구니없는 거짓답변으로 인해 파행돼 정회 중에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의 ‘파우치대담방송’에서 본인이 하지 않은 질문을 했다고 답변했는데 이 답변이 날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간사는 최민희 위원장에게 박 후보자의 답변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했다. 박 후보자는 자신이 윤 대통령 신년대담에서 “‘야당이 줄기차게 사과를 요구한다. 대통령은 사과할 생각 있냐’고 질문했고 대통령은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수준의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스크립트에 관련 내용이 없는 걸로 확인돼 거짓 답변 논란이 불거졌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지금 확인해보니까 내가 잘못된 말씀을 드렸다”며 “정정하고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날부터 19일까지 진행한다.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