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업계가 세계 최대 규모의 ‘북미영상의학회(RSNA) 2024’로 집결했다. 차세대 의료 솔루션을 내보이며 국산 의료기기의 높은 기술력을 입증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뉴로핏, 루닛, 딥노이드, 삼성메디슨, 코어라인소프트, 뷰노, 메디컬 아이피 등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RSNA 2024에 참가했다. 유의미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한편,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솔루션을 선보여 글로벌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뉴로핏은 다발성 경화증(MS) 분석 기술이 추가로 탑재된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를 처음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510k 클리어런스’(시판 전 신고)를 받은 바 있다. 뉴로핏 아쿠아를 활용하면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처방에 따른 병변 변화량을 확인해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다.
뉴로핏은 부스 전시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토탈 솔루션인 ‘뉴로핏 아쿠아 AD(Neurophet AQUA AD)’도 소개했다. 뉴로핏 아쿠아 AD는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영상을 정량 분석해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투약 과정에서 필요한 뇌 영상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뉴로핏 관계자는 “뉴로핏 아쿠아의 다발성 경화증 분석 기술을 RSNA에서 처음 선보였다”며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확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루닛은 볼파라 헬스(Volpara Health·이하 볼파라)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양사 첫 통합 AI 솔루션 2종을 공개했다. ‘루닛 인사이트 리스크(Lunit INSIGHT Risk)’의 경우 유방촬영술 영상을 분석해 향후 1~5년 내 환자의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다. 인종이나 민족적 배경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정밀한 위험도 평가가 가능하다. 자율형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자동 생성기(CXR Report Generation)’는 AI가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진단 보고서까지 직접 작성해 의료영상 판독 및 진단 워크플로우를 개선했다. 루닛은 볼파라와 협력해 확보한 1억3000만건 이상의 의료영상과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AI 생태계(AI Ecosystem)’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루닛 관계자는 “지속적 혁신을 통해 의료 AI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글로벌 암 진단·치료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내년에는 더 다양한 제품에 대해 FDA 허가를 받고 북미 시장으로 진출 판로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메디슨은 최근 산부인과용 초음파 진단기기 신제품 ‘HERA Z20’을 출시한 것에 이어 의료 분과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RSNA에서 의료 진단기기 전 제품군을 아우르는 ‘소아과 통합솔루션’을 제안했다. 저선량 엑스레이, 신생아 전용 프로브(L3-22), 소아 심장 진단 전용 프로브(TA2-9), 거동이 어려운 소아 환자 촬영을 위한 이동형 CT 등을 전시했다.
코어라인소프트와 딥노이드는 AI 기반 폐 질환 진단 솔루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RSNA ‘흉부 영상(ILD) 세션’에서 6개의 발표 중 3개를 맡아 AVIEW 폐 조직 AI 솔루션의 유효성을 전했다. 딥노이드는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LDCT) 시 AI 폐 결절 진단 기술 ‘DEEP:LUNG’을 적용해 폐 결절의 조직, 크기, 악성도 분류, 결절 위치 국소화 등 성능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보여줬다.
이 외에도 대규모 글로벌 기업인 캐논 메디칼시스템즈, GE헬스케어, 지멘스 헬시니어스 등이 참여해 새로운 영상의학 기술과 개인 맞춤형 치료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RSNA에서는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솔루션들이 쏟아져 나왔다”며 “특히 의료 현장의 워크플로우를 개선시킬 수 있는 국내 진단 보조 기술들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