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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하루에도 4번을 지나다니던 길입니다. 공사가 2년 넘게 진행돼 왔는데 갑작스러운 사고에 충격이 큽니다. 자칫 휘말렸을 수도 있었단 생각에 불안합니다”
경기 안성시 서운면 인근에 근무지를 둔 A(27)씨는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 붕괴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는 “붕괴한 곳 인근이 회사 본사가 있는 곳”이라며 “개인적인 사정으로 본사를 들리지 않고 출근했는데 정말 큰일 날 뻔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천용천교 건설 현장에서 교각에 올려놓았던 상판 4개가 떨어져 내렸다. 사고 직후 소방청은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사고 현장에 119특수구조대, 119화학구조센터 대원과 장비 등을 투입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였다.
이 사고로 상부에서 작업 중이던 10명이 바닥으로 추락했고 총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사상자의 성별은 모두 남성으로 나이대는 40대 후반~60대 중반이다. 국적은 한국인 7명, 중국인 3명으로 파악됐다.
해당 현장은 현대엔지니어링·호반산업·범양건영 컨소시엄이 공사를 맡았다. 하도급 업체는 장헌산업이다. 2026년 말 개통을 앞두고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A씨는 “해당 교량 공사가 한두 달 진행된 게 아닌 약 2년째 진행됐다”며 “갑자기 무너진 것에 대해 의아하다”고 밝혔다. 인근 거주민 B(58)씨는 “사고 당시 굉장한 굉음이 울려 깜짝 놀라 밖으로 나갔다”면서 “(오후 4시 기준) 지금은 사고 현장 수습이 얼추 끝난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안전불감증 영향이 아닌가 말하는 상황이다. 불안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직후 박상우 국토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박 장관을 포함해 백원국 2차관, 이우제 도로국장,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이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수습에 나섰다. 박 장관 겸 사고대책본부장은 “무엇보다 작업자 구조와 추가붕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며 “고용노동부, 소방청, 경찰청, 충청남도, 천안시,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고현장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주관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입장문을 통해 “당사 시공현장의 인명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모든 노력과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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