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1의 로스터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바랐던 LCK 정규시즌 첫 승에도, 기자회견장에서는 로스터 질문이 오고 갔다. 논란을 일으킨 구단, 조 마시 CEO가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감독과 선수들이 총알받이가 됐다.
조 마시 T1 CEO는 지난달 19일 SNS를 통해 긴 입장문을 발표하며 “저희 팀의 단장과 감독님, 코칭스태프와 깊고 긴 논의를 진행했고 ‘구마유시’ 이민형을 2025 LCK 정규시즌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하는 것을 요청했다. 그 결과 이민형이 주전 바텀 라이너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결정 배경으로 “결코 가볍게 내려진 결정이 아니다. 한 회사의 CEO로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발전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에서 선수 선발권은 기본적으로 감독에게 주어진다. 선수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도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 따라서 코칭스태프를 이끄는 감독이 선수 선발의 최종 결정권자가 된다. 하지만 조 마시 CEO는 이 당연한 원칙을 깨고, 직접적으로 로스터에 개입했다. 공정한 원칙 속에 선수들의 주전 경쟁이 필요한 스포츠에서 대표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걸 만천하에 알렸다.
이민형은 T1의 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2연패를 이끈 주역이다. T1 원클럽맨인 그는 매 시즌 뛰어난 성과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LCK컵은 그동안의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스매시’ 신금재가 잠재력을 터뜨리며 실력을 만개했고, 컵 대회 기간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스타 선수와 유스 출신 유망주 간의 주전 경쟁. 이것이 스포츠가 줄 수 있는 재미였지만, 조 마시 CEO의 한마디로 그 모든 것이 물거품 됐다.

스포츠의 본질은 공정성이다. 모든 선수는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며, 실력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조 마시 CEO의 이번 결정은 스포츠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행위다. 공정히 진행돼야 할 선수 선발이 CEO의 입김으로 정해졌다.
팬들의 반발에도 T1은 묵묵부답이다. 구단의 공식 해명이나 추가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이라, 공식 석상에 나서는 T1 선수 및 감독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구성원을 보호해야 할 구단이 논란을 만들어 놓고는 선수단에 이를 해명하라고 등 떠민 셈이 됐다.
김정균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도, 승장 인터뷰에서도 로스터에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감독은) 답변을 드려야 하는 입장”이라면서도 “당장의 경기와 이후의 경기가 중요하다. (로스터에 대해) 어떤 답변을 하더라도 팀이 경기하는 데 있어 득이 될 게 없다. 죄송하다”고 답을 아끼며 고개를 숙였다. ‘오너’ 문현준도 미디어데이 당시 “프로 선수로서 맡은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최근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선수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팀 분위기도 해치지 않으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그게 팬들도 바라는 방향일 것”이라고 했다.
조 마시 CEO는 입장문에서 “이민형에게 T1의 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지금까지 T1에 엄청난 충성도를 보여주었다. 이것이 그의 헌신에 보답하는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붉은 피와 실력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을까. e스포츠 명문 구단이자 리딩 팀인 T1이 이제는 스포츠의 원칙과 공정성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볼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