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입증된 비만치료 마지막 열쇠 [건강 나침반]

안전성 입증된 비만치료 마지막 열쇠 [건강 나침반]

비만대사수술… 환자 상태 맞춰 수술법 결정, 18개월 내 체중 25~30% 감량
위험한 수술로 오해… 맹장 수술보다 합병증 적어
글‧최성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교수

기사승인 2025-05-20 06:55:04

고도비만은 질환이다. 단순히 많은 양의 체중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만이 심한 경우, 가령 체질량 지수(BMI)가 35kg/㎡ 이상이거나, 30kg/㎡ 이상이면서 당뇨 등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가장 효과적인 비만치료로 알려져 있지만 ‘수술후 부작용’ 등 그만큼 오해도 많은 치료법이다. 

질환 인식 비율 저조한 비만

비만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당뇨병,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심지어 수면무호흡과 척추·관절 질환의 원인도 될 수 있다. 우울증이나 우울감도 가져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나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25년 대한비만학회 발표에 따르면, 전국 20~59세 과체중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38%만 ‘비만은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라고 답했다.

BMI 지수‧합병증 고려 대상 선정

비만대사수술은 위의 크기를 줄이거나 소화의 일부 과정을 조절함으로써 체중을 감량하도록 돕는 수술 방식이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질량 지수(BMI)가 35kg/㎡ 이상이거나, 30kg/㎡ 이상이면서 당뇨병, 심혈관계 합병증 또는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됐을 때 고려한다. 또한 체질량 지수 27.5kg/㎡ 이상이면서 기존 치료법으로 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도 수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허기 느끼는 ‘그렐린’ 생성 부위 절제, 위소매절제술

가장 대표적인 비만대사수술 방법은 위소매절제술과 루와이 위우회술이다. 최성일 교수는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세로로 길게 절제하는 수술로, 위의 전체 용적을 70~80% 줄여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수술법이다”고 설명했다. 절제하는 부위를 위저부라고 하는데, 허기를 느끼는 ‘그렐린(Ghrelin) 호르몬’이 생성되는 부위다. 따라서 절제술을 통해 위저부를 절제하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상태를 유지하며 허기를 덜 느껴 체중 감량을 유도할 수 있다.

섭취‧흡수 제한하는 루와이 위우회술

반면 루와이 위우회술은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는 절식 효과를 내는 것은 위소매절제술과 같지만 수술 방법이 다르다. 위 상부를 달걀 크기의 주머니로 자르고 소장을 올려붙이는 수술법이다. 음식물과 소화액이 만나는 지점을 멀리 떨어뜨려 섭취 제한과 흡수 제한 두 가지 기전으로 체중 감량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위소매절제술보다 루와이 위우회술이 장기간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루와이 위우회술은 위를 달걀 형태의 파우치로 만든 후 남은 위는 그대로 뱃속에 남아있기 때문에 위내시경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위 상태가 정말 깨끗하고 헬리코박터균이 검출되지 않고 위에 암성 변화를 초래할만한 조건이 하나도 없는 환자만 우회술을 시도한다.

환자 상태·목표 따라 수술법 결정, 수술 전 시술 고려하기도

수술 방법은 각자의 건강 상태와 목표에 따라 결정한다. 위소매절제술과 루와이 위우회술 둘 다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수술 전날 입원하여 수술 후 3~4일 정도 입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과적 수술 전에 시술을 먼저 고려해볼 수 있다. 내시경을 통해 위에 의료용 풍선을 삽입하여 포만감을 유도하는 위내 풍선 삽입술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위내 풍선 삽입술은 국내 연구에 따르면, 시술 후 6개월간의 추적 관찰에서 총 체중 감량률은 평균 10.1%, 초과 체중 감량률은 평균 54.4%로 보고 됐다.

수술 후 3개월 급격 체중감소, 1년 반 내 25~30% 감량

수술 후 체중감소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수술 후 3개월 동안 급격하게 줄어들고 이후에 서서히 줄며 1년 반까지 전체 체중의 25~30% 정도 감량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심혈관계 합병증과 수면무호흡증 등 대사질환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 역시 크게 개선된다는 연구도 많이 있다. 특히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단약 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인 체중 관리는 비만대사수술이 더 효과적이다.

합병증 발병률 0.5~0.67%, 안전성 입증된 수술

수술 후 합병증 또는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한비만대사학회 데이터에 따르면 문합부누출, 수술 후 출혈, 장폐색 등 합병증이 있고 0.5%에서 0.67% 사이의 발생률을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철 결핍성 빈혈, 비타민 결핍, 덤핑증후군, 위염, 식도염 등 후기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이 역시 약물치료 등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비만대사수술의 안정성이 인정받은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미국에서는 담낭절제술이나 맹장 수술에서 생기는 합병증보다도 비만절제수술의 합병증 발병률이 높지 않을 만큼 안전한 수술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초기 액체식에서 일반 식단 전환, 영양 관리 필수

수술 후에는 초기에 액체 식단에서 시작해 점차 일반 식단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영양소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철 결핍성 빈혈이나 비타민 결핍 등 후기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양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