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전문가’ 최수진, 쓰임 정치 포부…“삶에 닿는 입법” [쿡 인터뷰]

‘바이오 전문가’ 최수진, 쓰임 정치 포부…“삶에 닿는 입법” [쿡 인터뷰]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 정쟁 아쉬움…혁신 입법 마련할 것”
“차세대 기술보다 입법 늦어…적극적인 법안 준비로 보조 해야”
“법은 국민의 도구지만, 잘못 쓰면 억압 될 수 있어”

기사승인 2025-11-06 06:00:10 업데이트 2025-11-06 07:33:40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정치는 작은 소명에서 시작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는 그 소명이 결정합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정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최의원은 정치인이라면 쓰일 수 있는 입법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전문가인 최 의원은 연구·개발에 저해되는 법안을 바꾸고, 신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최 의원은 5일 이재명 정부 첫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가 정쟁으로 끝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는 아수라장에 가까웠다. 여당과 야당의 역할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은 상태로 치러졌다”며 “각 상임위에서 운영 방식을 두고, 충돌이 거세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정책적 질의가 많이 나왔는데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며 “정쟁으로 국정감사를 망친 부분에 대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는 국민이 정부의 문제점을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정부와 기업, 학계 등의 경험으로 다양한 입법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의정활동 전 경험’에 대해 “정치권에 산업과 연구 전문가들이 굉장히 부족하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전문성 한계로 입법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연구, 대학교까지 재직했기 때문에 관련 업계의 애로사항을 명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분야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만큼, 입법이 따라가야 하는 데 기술 발전보다 속도가 너무 떨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합성생물학육성법을 제정하고, 바이오 디지털법 등을 입법했다. 사람에게 이로운 작물의 유전자를 연구하고, 유전병을 치료할 법안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과방위에서 ‘불법 촬영물과 인공지능(AI)의 문제점’을 지적한 배경에 대해 “온라인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세대들은 청소년 세대다. 아이들에게 해로운 내용을 제공하면, 국가의 미래가 망가지게 된다”며 “성 착취물과 도박 등은 국가에서 시스템 단위로 관리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또 “정치권의 정쟁으로 방통위·방심위가 무너지면서 청소년 유해매체 노출 문제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정치권에서 문제가 생기면 삭제 조치가 빠르게 진행되는 데 정작 청소년들을 위한 보호 조치는 너무 느리다”며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나쁜 유해매체를 삭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딥페이크와 캐릭터 챗봇’의 문제 원인도 관리 부재로 지목했다. 최 의원은 “나쁜 일을 하면서 얻은 이익과 쾌감보다 죗값이 커야 멈춘다. 차세대 기술의 등장으로 회색지대가 만들어진 만큼, 국가적에서 시스템적으로 관리·제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의 필터 시스템만 믿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쓰임 정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이와 함께 ‘기억에 남는 법안’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꼽았다. 최 의원은 “대형마트가 격주로 휴식하는 점에 대해선 좋게 생각하지만, 온라인 배송을 막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쿠팡과 테무, 알리바바 등 국내외 플랫폼 라인 배송은 다 풀어주는 데 국내 대기업을 묶어둘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원내대변인’ 경험을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당에서 원내대변인을 맡겨줄지 생각하지 못했다.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동안 매일 아침 다양한 기사를 보고, 현안에 대한 리뷰를 했다”며 “그 시간에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동료·선배 의원들이 과거 당이 힘들때 겪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줬고, 이를 통해 정치에 대해 점차 배워나갔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제안을 해줘서 함께하게 됐는데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됐다”며 “원내대변인 업무가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쓰임정치’를 피부에 닿는 입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은 양날의 검과 같다. 잘 쓰인다면 국민을 위한 도구가 되지만, 잘못 쓰게 되면 억압이 된다”며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법안이 아닌 가장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영향을 주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가 무엇이냐’고 묻자 “처음부터 정치를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소명은 자신을 빛내는 게 아니라 헌신하는 것”이라며 “이를 가지고 있으면 의정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보좌진들에 대한 감사를 전하면서 “국회에 들어와 좋은 보좌진들을 만났다. 어떻게 의정활동을 할지 고민할 때 옆에서 많이 도움을 주고 있다”며 “잘못된 일에 대해서 과감히 말해주는 보좌진을 만난 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른 의정을 위해서 쓴소리와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이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한다”며 “사심을 버리고 소명을 지켜낸다면 의정활동의 기준이 잡힌다”고 설명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