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몸싸움에 막말까지 ‘촌극’…“함량 미달 정치권”

여야, 몸싸움에 막말까지 ‘촌극’…“함량 미달 정치권”

본회의·과방위서 여야 막말 이어져…운영위서는 몸싸움 논란
김철현 “국민 기대하는 품격 없어…국회의장 차원의 개입 필요”

기사승인 2025-11-15 06:00:08
국회의사당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치권이 막말과 몸싸움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 상임위 국정감사와 본회의에서 “한주먹거리도 안 된다”, “옥상으로 따라오라” 등의 거친 표현을 주고받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행보가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본회의장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본회의 불참에 반발해 40분간 퇴장한 뒤, 야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복귀하자 이번에는 여당이 퇴장을 준비했다.

송 원내대표가 퇴장하는 민주당을 향해 “투표해야 하는데 어디 가느냐”고 소리치자, 부 의원이 “그래”라고 답하며 말싸움이 시작됐다. 송 원내대표가 반말을 지적하자 부 의원은 “한주먹거리도 안 된다. 먼저 시비 건 것 아니냐”고 응수했고, 송 원내대표는 “한주먹거리라고 했냐. 이리 와보라”고 맞받았다.

여야 의원들의 충돌은 이번만이 아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출석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송 원내대표가 “국정감사를 무산시키려는 작전을 세우느냐”며 퇴장하려 하자, 이기헌 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건 당신들”이라고 받아쳤다.

송 원내대표와 이 의원은 서로의 발언에 배를 맞부딪쳤고, 운영위는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여야는 각각 브리핑을 통해 서로 맹비난했다.
 
여야는 지난달 14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도 더 강한 막말을 주고받았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받은 ‘에휴 이 지질한 놈아!’라는 문자를 공개하면서 욕설이 오갔고, 박 의원은 “개인적으로 보낸 걸 여기서 공개하냐. 야 XX야 나가”라고 되받아쳤다.

문자 파동 후유증은 이틀 뒤인 16일에도 반복됐다. 양측의 고성이 이어지자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김 의원과 박 의원은 서로에게 “한주먹거리”, “내가 이긴다” 등을 외치며 또다시 설전을 벌였다. 이들 갈등은 최근에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김 의원이 12·12 쿠데타를 규탄하며 박 의원의 장인인 차규헌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진을 공개했고, 박 의원은 이를 두고 “좌파식 연좌제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는 여야가 강성 지지층을 생각해서 막말을 멈추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막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장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해도 막말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강성 지지층 때문이다. 함량 미달의 정치를 하고 있다”며 “국민이 기대하는 품격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런 식으로 가면 나중에는 물리적 충돌도 일어날 것 같다. 국회의장은 의원들의 품위 문제에 적극 개입하고, 경고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국정감사는 막말이 조명되면서 정책에 집중한 의원들의 노력이 묻혔다”고 꼬집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