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노조, “배당 위한 배임” 1000억 신종자본증권 발행 저지

광주은행 노조, “배당 위한 배임” 1000억 신종자본증권 발행 저지

기사승인 2025-12-04 15:10:35
광주은행 노조는 4일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생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주은행 노조 제공

광주은행 노동조합이 “은행이 이자 비용이 큰 채권까지 발행하면서 과도한 배당을 하는 것이 맞느냐”며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에 반발했다. 광주은행은 “재무적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상적 조치”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4일 광주 동구 대인동 광주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은행이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과도한 배당을 위해 회사에 불필요한 이자 비용을 부과하는 행위”라며 “지역은행의 설립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사채의 한 종류로,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일반 채권과 다른 점은 일정 수준 이상 자본 안정성 요건을 충족하면 회계처리 과정에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 기업들이 자기자본(BIS) 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다만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아, 추후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노조는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은 JB금융지주의 지나친 배당 요구에 따라 취약해진 규제자본비율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지속적인 과도한 배당 요구로 은행의 기초체력인 자기자본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게 노조의 문제 의식이다. 

노조는 “이는 지역은행 본연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지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등 지역은행의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며 “지역은행의 설립 취지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역할을 제한해 지역민들에게 충분한 자금 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역에서 창출한 이익이 타지역 계열사로 흘러가며 지역 금융자산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광주은행이 벌어 배당한 1500억원을 지주 계열사인 전북은행 증자에 투입했다. 전북은행을 기반으로 하는 JB금융지주는 2018년 광주은행을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노조는 광주은행의 높은 예대금리차와 관련해서도 “고금리 정책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한 뒤 이를 과도한 배당에 투입하고 있다”며 “우량 고객 이탈을 초래할 뿐 아니라 지역민에게 금리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라고 목소리 높였다.

박만 광주은행 노동조합위원장은 “지역은행의 공공성을 외면하는 김기홍 회장의 퇴임을 요구한다”며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회사에 손해를 입히려 시도하는 배임 행위로, 금융감독원에 고발 조치하고 지역사회와 연대해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은행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올해 은행 사업계획에 반영된 금액 범위 내 추진하는 건이라는 입장이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지난 2021년 700억 만기상환 이후 순익으로 BIS비율을 유지해왔으나 공공기관 금고 선정, 정부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자본 비율 관리가 필요해 1000억원 범위 내로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