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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헤어진 여자친구를 길거리에서 여러번 다시 우연히 마주치는 느낌이다.”
일본 대표팀의 리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한국과 일본의 잦은 맞대결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또 “한국과의 맞대결은 피할 수 없는 운명 같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선수들은 몸집도 크고, 일본보다 훨씬 더 미국야구에 가까운 플레이를 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도 WBC의 경기 방식에 불만을 터뜨렸다. 마쓰자카는 “일본이 18일까지 이번 대회 5경기 중 3경기를 한국과 대결한다”면서 “WBC의 독특한 규칙(더블 일리미네이션)으로 이런 부자연스러운 조합이 생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라운드마다 각 조 1,2위를 교차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개선하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과의 잦은 대결에 한국팀도 부담스러워 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표팀의 맏형인 포수 박경완은 “승부처에서 일본을 만나면 껄끄럽고 힘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꼭 일본을 꺾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계속된 2라운드 경기에서 2조의 베네수엘라는 푸에르토리코를 2대 0으로 누르고 본선 진출 8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4강에 진출했다. 베네수엘라 라몬 에르난데스의 타구는 스코어보드 위쪽 난간을 맞히고 그라운드로 튀어나와 잠시 혼동을 일으켰지만 이번 대회부터 도입된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으로 인정됐다.
또 1조에서는 쿠바가 멕시코를 7대 4로 꺾고 한숨을 돌렸다. 패자부활 1차전에서 살아난 쿠바는 18일 한국-일본의 승자전 경기에서 진 팀과 19일 1장 남은 4강 티켓을 다투게 됐다. 이날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쿠바의 4번 타자 세페다는 이번 대회 10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김태균(9타점)을 제치고 타점 부문 1위에 올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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