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벤치가 자리한 1루쪽 내야석은 물론 3루쪽 내야석과 외야석 할 것 없이 객석을 메운 동포들은 ‘KOREA’가 적힌 파란 티셔츠와 모자를 입고, 태극기와 파란 풍선 등 응원도구를 쉴새없이 흔들었다. 응원을 주도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대∼한민국’을 선창하고 ‘대∼한민국’을 따라 외쳤다. 또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게 파도타기 응원이 시작됐고 대형 태극기도 등장했다.
한국 선수들이 동포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에 힘을 얻은 반면 베네수엘라 선수들은 완전히 기가 꺾였다. 베네수엘라의 패색이 점점 짙어지자 중남미 관중들은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관중들은 끝까지 남아 승리의 기쁨을 맛본 뒤 24일(한국시간) 열리는 결승전 입장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섰다.
한국 대표팀 4번타자 김태균이 다저스타디움에서 ‘커튼콜’을 받았다.
김태균의 2점홈런 뒤 베네수엘라 투수 교체를 위해 경기가 중단된 사이 다저스타디움 좌측 외야 상단 대형 화면에는 더그아웃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던 김태균의 얼굴이 비쳤다. 한국 관중들의 함성이 커지자 김태균은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카메라가 계속해서 그의 얼굴을 잡자 김태균은 음료수컵을 입에 물고 더그아웃 밖으로 잠시 걸어나와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김태균에게 한국 관중은 물론 베네수엘라 관중까지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한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이 경기에서 시구를 했다. 베네수엘라의 알프레도 레온 체육부 차관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신 차관은 포수를 상대팀 선수로 바꿔 앉힌 뒤 동시에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로스앤젤레스=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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