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두산의 공식 개막 경기가 열린 대구구장을 비롯해 문학(SK-LG), 사직(롯데-한화), 광주(KIA-넥센) 등 4개 구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렸다. 올 시즌 ‘투고타저’가 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개막전부터 4개 구장에서 타자들의 방망이가 무섭게 폭발하며 관중을 열광시켰다.
개막전 4경기에서 총 54점이 나오며 종전 기록인 2000년 4월5일의 52점을 넘어 역대 개막전 최다 득점 기록을 썼다. 특히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에서 만루홈런이 3개나 폭발하는 진기록이 나왔다.
개막 2연전 결과 두산, 롯데, LG가 2연승을 거두며 기분좋은 스타트를 했다. 두산은 31일 선발 전원 안타 포함 11안타를 집중시키며 ‘디펜딩 챔피언’ 삼성을 7대 3으로 눌렀다. 전날 오재원과 김현수가 각각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삼성에 9대 4 낙승을 거뒀던 두산은 올 시즌 우승후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에 걸맞는 화력을 선보였다.
LG도 지난해에 이어 개막 2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늘 열세였던 SK를 상대로 이틀 연속 홈런을 날리며 승리를 챙겼다. 특히 31일 경기에선 삼성에서 건너온 ‘이적생 트리오’ 현재윤·손주인·정현욱이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친 덕분에 4대 1로 손쉽게 승리했다.
롯데는 이틀 연속 한화에 끝내기승을 거뒀다. 30일엔 박종윤, 31일엔 손아섭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롯데는 개막 2연승을 달렸다. 반면 한화는 2연패와 더불어 2011년 6월 12일부터 계속된 사직구장 16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넥센은 31일 KIA를 6대 4로 누르고 개막전 역전패를 설욕했다. 넥센 타선은 초반부터 KIA 선발 서재응을 공략해 점수를 뽑았다. KIA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중반부터 거센 반격에 나서 2점차까지 추격했으나 넥센의 불펜에 막혀 역전에 실패했다.
한편 30일 개막전엔 대구(1만명), 광주(1만2500명), 문학(2만7600명)에는 관중이 모두 들어찼지만 사직구장에는 2만6708명이 들어와 만원 관중에 1292명이 모자랐다. 프로야구 개막전이 전구장 매진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2008년 이후 5년만이며, 롯데가 개막전에 관중을 꽉 채우지 못한 것은 2006년 이후 7년만이다. 31일엔 광주만 매진돼 개막전 관중 7만6808보다 1만5855명 감소한 6만953명에 그쳤다. 특히 사직구장의 경우 1만7820명으로 전날보다 8888명이나 줄어 올 시즌 750만명 돌파에 다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명실공히 한국 최고 인기구단이라는 롯데의 관중이 감소한 것은 스타 플레이어의 부재 때문이다. 지난 시즌 이대호가 떠난데 이어 올 시즌 홍성흔과 김주찬이 각각 두산과 KIA로 옮겼다. 이 때문에
롯데는 올해 관중 목표(115만명)를 지난해 관중(136만8,995명) 보다 16%나 낮춰 잡았다. 사실 개막전 하루 전까지도 외야 자유석이 2000여장 가까이 팔리지 않아 개막전 연속 매진 실패 가능성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롯데가 개막 2연전에서 승리하면서 관중들을 다시 구장으로 오게 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