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닌세포 손상 및 결핍으로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백반증’은 한 달 전 일본 가네보사의 미백화장품 전량 회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비주류질환이었다.
당시 가네보 사는 신속하게 화장품을 자진 회수했지만 최초 39건의 백반증 부작용 보고가 2주 만에 6천 건을 넘어서는 등 사태가 확산됐고,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가네보화장품을 수입한 금비화장품을 상대로 국내 피해자 실태 조사에 나선 상태다.
의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국내 백반증 환자는 국민 100명 중 1명 수준인 전체 인구의 약 1%(약 50만명)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렇다할 치료제가 없어 지난해 백반증으로 의료기관을 내원한 환자 수는 5만2027명으로 전체 환자의 10분의 1에 그쳤다.
환자들은 엑시머레이저나 자외선광선요법 등 피부과적인 대증치료로 어느 정도 치료효과를 보고 있지만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티로시나제(tyrosinase), TRP1, TRP2 등 멜라닌 합성효소들의 활성화 능력을 정상화시키는 것보다 인위적으로 색소 생산에만 치중한 치료방식의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우보한의원에 따르면 한약 ‘우백환’이 멜라닌색소를 증가시켜 백반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세포배양 실험결과는 한방치료기술의 비교우위 가능성을 입증시킨 것으로 높게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진혁 우보한의원 원장은 “피부질환은 보통 근본을 치료하지 못하면 재발되기 쉽다. 한방치료는 인위적으로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멜라닌색소 생성 기능이 파괴된 이유를 찾아 이를 해결하고 되살리는 역할을 한다”며 “그런 점에서 백반증의 한방치료는 재발 및 부작용 문제를 해결한 미래형 치료법으로 새롭게 조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백반증은 가족력보단 백화장품, 스트레스, 표백제, 태닝, 비타민C 등에 과다 노출되는 생활습관으로 발병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반증 환자들의 고충은 아토피?건선환자에 못지않다. 가렵거나 통증이 심하고 진물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곳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들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매우 심한 질환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