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16일(한국시간) “다저스와 커쇼가 7년 2억1500만 달러(약 2284억원)의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총액 2억1500만 달러는 미국 프로야구 사상 투수 최고 몸값이다. 지난해 디트로이트가 저스틴 벌랜더와 맺은 7년간 총액 1억8000만 달러를 훨씬 뛰어넘었다. 타자까지 포함해도 총액 기준 전체 6위에 해당한다. 특히 커쇼의 평균 연봉 약 3071만 달러로 메이저리그에 연봉 3000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10년간 2억7500만 달러의 역대 총액 최고액 계약을 이끌어냈던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보다 평균 연봉은 높다. 그리고 2007년 투수 로저 클레멘스가 뉴욕 양키스와 1년 계약을 맺으면서 기록한 역대 시즌 최고 연봉인 2800만 달러도 넘어섰다.
커쇼는 또 5년 뒤 2년 연장 계약을 선택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도 넣어 5년 후인 30세에 FA(자유계약선수)로 다시 대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저스 구단 입장에서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는 평가다. 2014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는 전성기의 커쇼를 미리 붙잡았은데다 커쇼의 능력에 비하면 2억1500만 달러도 그리 큰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커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2008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통산 77승46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중인 커쇼는 최근 4시즌 동안엔 64승을 거두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최근 3년째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지키며 내셔널리그 최고의 ‘짠물 투수’로 명성을 떨쳤다.
커쇼는 인성 면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선수다. 원래 선했지만 그를 훌륭한 인물로 이끈 사람은 그의 어머니 마리안 로빈슨과 아내 엘렌 멜슨이다.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그는 절제와 근면을 배웠다. 그리고 고교시절 만난 아내 엘렌 멜슨의 영향으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된 그는 봉사정신을 배웠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후 기독교 간증 TV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스스로를 ‘공을 던지는 크리스천’이라고 부를 정도다. 그는 2012년엔 아예 ‘커쇼의 도전’이라는 자선단체를 만들어 엘렌과 함께 아프리카와 미국에서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행을 베푼 메이저리거에게 주는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하기도 했다. 마이클 조던(농구)과 타이거 우즈(골프) 등 최고의 스포츠 스타들이 도박과 불륜 등으로 빛을 잃으면서 미국인들은 이 젊고 착한 야구 스타 커쇼에 열광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