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한국 빙속 새역사 쓴 남자 팀추월 "은메달 쾌거""

"[소치올림픽] 한국 빙속 새역사 쓴 남자 팀추월 "은메달 쾌거""

기사승인 2014-02-23 10:57:01
[쿠키 스포츠]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이 소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승훈(26)·주형준(23)·김철민(22)이 나란히 달린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네덜란드와의 팀추월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빙속 단체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모두 쇼트트랙을 하다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는 공통점을 지닌 이들은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한국의 첫 팀추월 메달을 합작했다.

토너먼트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러시아(세계랭킹 9위)와 지난 2010 밴쿠버올림픽 우승팀 캐나다(세계랭킹 6위)를 연달아 꺾고 여유롭게 결승에 올랐다. 본격적으로 세 선수가 호흡을 맞춘지 이제 겨우 두 시즌째지만 올 시즌 월드컵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하지만 결승 상대인 ‘빙속 최강’ 네덜란드는 역시 강했다.

네덜란드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부터 밴쿠버올림픽까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듯 3분37초71로 올림픽 신기록까지 경신하며 우승했다. 한국은 네덜란드를 맞아 3분40초85의 준수한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유럽권 아시아의 팀추월 팀이 최강 네덜란드와 대등한 레이스를 펼친 것 자체가 대단할 일임에 틀림없다. “개개인의 역량은 떨어지지만 이상하게 함께 달리면 시너지가 생긴다”는 이승훈의 말대로 한국 팀추월 대표팀은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의 주역으로 한국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승훈을 꼽지 않을 수 없다. 4년전 밴쿠버올림픽에서 5000m 은메달과 1만m 금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이뤄낸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선 각각 12위와 4위로 부진했다. 하지만 팀추월에서는 후배들을 이끌고 2위에 올라 ‘오렌지 광풍’ 네덜란드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임을 증명했다.

실제로 팀추월이 한국의 전략 종목으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이승훈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봐도 이승훈은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8바퀴를 도는 팀추월에서 이승훈은 가장 마지막 주자로 출발해 3바퀴째부터 선두로 나서 전체 레이스의 절반인 4바퀴를 연달아 가장 앞에서 이끌었다. 팀추월은 계속 주자를 바꿔 가며 선수들이 체력 부담을 나눠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앞서서 레이스를 이끄는 선수는 공기의 저항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승훈은 가장 체력 부담이 많은 앞자리에서 경기의 절반을 버텨냈다.

소치=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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