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자회견서 14번 환자 주변 CCTV 다각도로 분석했다던 삼성서울병원 왜 115번 환자 놓쳤나
전염 위험 높은 응급실 이송요원 파악 못해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메르스 초기방역에 실패한 삼성서울병원장의 “죄송하다”는 사과에도 “오만했다”라는 비난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오만한 삼성, 오판한 정부’라는 국민들의 비난은 메르스 감염이 예상 가능한 밀접접촉자를 가려내지 못해, 격리대상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3차, 4차 유행을 유발한 점에서 비롯된다.
병원 측은 지난 7일 첫 공식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14번 환자의 의무기록, CCTV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환자 675명, 의료진 등 직원 218명으로 파악했고 14번 환자와의 거리, 직접 접촉하거나 진찰을 한 정황 등을 감안해 밀접접촉의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즉시 자택 및 병동격리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응급실을 들르지 않는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응급실이란 공간에 한정된 역학조사가 감염에 노출됐을지 모를 환자들과 보호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응급실 밖 115번 환자 발생 이후 CCTV로 115번 환자의 동선을 파악한 병원은 14번 환자의 보호자와 115번 환자가 응급실 바로 옆 화장실에서 만나 바이러스 전파 등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CCTV로 파악한 환자의 동선은 메르스의 ‘공기감염’ 논란만 잠재웠을 뿐 병원 1층 전역이 오염된 거 아니냐는 논란은 잠재울 수 없었다. 이에 병원 측은 일부 진료공간과 응급실을 폐쇄하는 조치를 내놓았으나 ‘뒷북조치’이란 비난이 이어졌다.
삼성서울병원은 7일 메르스 관련 첫 공식 긴급기자회견을 열며 ‘1번 환자를 최초 진단한 병원’이라는 자부심과 14번 환자를 막지 못했다는 비난에 대해 억울함을 내비쳤다. 일부 언론과 시민들도 억울한 삼성의 속내에 공감해줬다. 그러나 이후 발생한 일련의 상황들은 삼성에 보낸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기에 충분했다.
13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이 메르스에 감염된 채 서울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다 최종 확진을 받았다. 병원 측은 이송요원이 밀접접촉자 명단에 누락된 점을 사과했다.
송재훈 병원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며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중심 병원이 되고 추가로 응급실 이송요원이 환자가 돼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응급실 이송요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희 책임과 불찰이다. 최종적으로 노출 규모가 파악되는 대로 즉각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삼성서울병원의 뒤늦은 사과가 반갑지 않다. 응급실 이송요원이 증상을 발현된 기간에도 지하철 2, 3호선을 탔다는 사실이 서울시 조사에서 드러나면서 병원에 위임하는 메르스 대응방식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