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은 쿨톤?웜톤?…돈 내고서라도 알고싶다

내 얼굴은 쿨톤?웜톤?…돈 내고서라도 알고싶다

기사승인 2016-04-07 05:01:55
ⓒAFPBBNews = News1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 ‘쿨톤 웜톤 못 나누겠네요. 무슨 톤인지 정확하게 아는 방법 있을까요’, ‘어딜 가면 웜톤이라고 했다가 다른 데 가면 쿨톤이라고 했다가…도대체 알 수가 없어요’

웜톤 쿨톤 등 퍼스널 컬러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정보가 부족해 전문 진단소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웜톤은 노란색 중심의 따뜻한 색, 쿨톤은 파랑 중심의 차가운 색을 뜻하며 퍼스널 컬러의 사전적 정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체 색과 조화를 이루어 생기가 돌고 활기차 보이도록 하는 개개인의 컬러를 뜻한다.

퍼스널 컬러에 대한 관심은 기업 마케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화장품 업체의 경우 웜톤과 쿨톤 소비자를 위한 상품을 각각 다르게 내놓고 있으며, 이는 의류와 쥬얼리 브랜드 등 점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색상에 중점을 둔 마케팅을 한 기업 홍보 관계자는 “사회의 큰 흐름 몇 가지를 놓고 소비자 수요를 검증해봤을 때, 주 타깃 층인 20~30대 여성이 가장 관심이 많은 유행이 바로 개개인의 피부 톤에 맞는 아이템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소비자들은 퍼스널 컬러를 찾기 위해 돈을 내가며 전문가를 찾기도 한다.

한 오프라인 퍼스널 컬러 진단소에서는 6명이 함께 하는 소규모 컨설팅이 학생 할인 포함해 4만원이다. 또 1대1 컨설팅이나 1대2 컨설팅은 10만 원 이내로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문의해 보니 “이번 달은 꽉 찼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개인이 운영하는 컬러 진단소도 등장했다. 포털 사이트 한 여성 전용 카페에는 개인이 색상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고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상가에서 일인당 1만5000원 정도로 상담해준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현재 상담을 문의하는 댓글이 1만개에 달하고 지금 예약하면 9월에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나에게 어울리는 색을 돈을 주면서까지 알고 싶은 이유는 뭘까? 소비자 혼자서는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는 웜톤·쿨톤을 나누는 기준이 넘쳐나고 개인이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나왔지만 잘못된 구별 기준이 버젓이 내세우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얼굴이 흰 편이면 쿨톤, 누렇거나 어두운 편이면 웜톤’이라는 기준이다. 또 혈관 색이 파란색이 많으면 쿨톤, 녹색이 많으면 웜톤’도 잘못 알려진 기준이다.

퍼스널 컬러 컨설팅 관계자는 “대부분의 손님이 나름 혼자서 알아보려다 알 수 없어서 찾는다”며 “쿨톤·웜톤을 나눠서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딱 떨어지기 어려운 색도 많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기업 측이 어떤 관점과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분류가 달라질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피부에 붉은기가 많으면 노란색으로 중화를 시켜줘야 한다는 쪽도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가장 흡사한 컬러를 사용해야 한다고 추천하는 식이다.

또 다른 이유는 단순한 외적인 호기심 때문이다. 컬러 진단소를 예약한 박모(26·여)씨는 “대강 어울리는 색이 웜톤인건 알고 있는데 좀 더 세분화되고 전문적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색을 알고 싶어서 찾았다. 퍼스널 컬러 맞춰서 옷 입으면 얼굴에 형광등 켜진다는 글을 봤다”며 “나에게 어울리는 게 뭔지 잘 모르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 컨설팅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컬러 컨설팅을 받았다는 취업준비생 윤모(24·여)씨는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알고 싶어서 찾아왔다”며 “가을 웜톤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하늘색 옷을 입었을 때 지적이고 전문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해서 앞으로 참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TV 프로그램을 비롯한 대중매체가 웜톤인 사람이 쿨톤의 화장·의상을 착용하는 것을 ‘잘못됐다’고 규정하고 과도한 위기감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뷰티 프로그램에서는 마치 ‘화장 전·후’처럼 대비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기사에서는 ‘퍼스널 컬러는 신체 색과 조화를 이룰 때 얼굴에 생기가 돌고 활기차 보이나, 맞지 않는 경우에는 피부결이 거칠어 보이고, 투명감이 사라져 피부의 결점만이 드러나게 된다’거나 ‘조금만 컬러를 잘못 선택하면 입술만 동동 떠 보이거나 아파 보일 수 있다’는 문구들을 찾아볼 수 있다. 최모(24·여)씨는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꾸몄을 뿐인데 ‘너는 웜톤이니까 이 색이 안 어울려’라는 말을 대중매체에서 주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케엠케색체연구소 관계자는 “사람의 얼굴은 흰 도화지가 아니다”라며 “모든 사람이 헤모글로빈의 붉은색 즉 쿨톤, 케라틴의 노란색 즉 웜톤을 다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웜톤, 쿨톤 2가지만으로 나누기보다는 사계절 색으로 나누는 것이 더 정확한데 기업들이 일괄적으로 2가지로 나누다 보니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기준들을 제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중매체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화장 좀 잘못했다고 얼굴이 칙칙해 보인다는 말은 약간 과장의 요소가 있고 사실 의상의 색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개인 진단소를 찾아 퍼스널 컬러를 찾는 것도 좋지만, 꼭 피드백 과정도 거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jjy4791@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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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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