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한국인 지카 감염환자의 정액에서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분리·검출됐다.
국내 감염환자의 정액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됨으로써 국내에서도 성접촉에 의한 소두증 아이 출산 가능성이 제기돼 감염 우려를 더욱 주의해야 할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은 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환자 중 1명의 정액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RT-PCR)와 바이러스 배양것마를 통해 살아 있는 지카바이러스를 분리해냈다고 밝혔다.
오 교수팀은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7월호 온라인판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공식 발표했다.
논문을 올해 초 해외에 체류하던 중 모기에 물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이 환자는 귀국 후 5일이 지난 뒤부터 지카바이러스 증상 중 하나인 '발열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환자는 이후 약 3일 동안 몸 상태가 더욱 악화돼 근육통, 발진 증상을 보였다.
이후 이틀 뒤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관할 보건소에 신고조치가 이뤄진 끝에 질병관리본부에서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정액 내 바이러스 분리가 성접촉을 통해 지카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팀은 "정액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바이러스가 분리됐기 때문에 더 확실하게 전파 위험성을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명돈 교수는 "지카유행지역에 여행을 다녀온 남성이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 남성이 임신한 부인과 성관계를 할 경우 태아에게지카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국내에서도 (지카바이러스에 의한) 소두증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오 교수는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휴가철로 접어드는 요즘 지카바이러스 예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여름철 휴가 기간에 지카 유행지역을 방문하는 남성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여름 휴가철에 접어드는 만큼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2일 질병관리본부가 업무 차 필리핀을 방문한 뒤 입국한 남성 C(39)씨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혀 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5명으로 늘었다. jjy4791@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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