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호 소송 중에 있는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돌발적인 언론 인터뷰가 변호인단의 집단 사임을 불렀다. 이들이 떠나면서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는 변론기일에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17일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의 인터뷰가 게재되면서 임 고문의 항소심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남기춘 변호사가 돌연 사임했다. 사임계를 낸 변호사는 남기춘 등 법률사무소 담박 소속 변호사 5명과 박순덕 등 법무법인 화연 변호사 3명으로 모두 8명이다.
임 고문은 지난 1월 1심에서 패한 뒤 변호인단을 전원 교체하면서 남 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남기춘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 수사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거쳤고 중수부 시절 삼성그룹을 수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임우재 고문의 인터뷰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이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염려해 남기춘 변호사가 사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런 사태로 2차 항소심 재판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달 29일로 다음 변론기일이 잡혀 있어 임 고문이 변호인단을 다시 선임하고, 새 변호인단이 소송에 대해 검토할 시간이 부족한 만큼 임 고문이 기일변경을 신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6일 임우재 고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임 고문이 이부진 사장의 경호원 출신이라는 것을 고백하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몸이 약한 이부진 사장을 보필하다 정이 들어 이건희 회장의 명령으로 결혼을 하게 되었고, 유학 가는 과정에서 너무나 힘들어 두 번의 자살시도를 했으며, 아들이 불편했고 아들과 면접교섭을 하기 전까지 아들에 대해 잘 몰랐는데 알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이에 더해 "나는 절대 아내를 때린 적이 없다"며 "이에 대한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부진 사장은 임 고문이 가사 소송 내용 보도를 금지한 가사소송법(10조)을 어겼으며 법정 소송에 들어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임씨는 둘 사이의 민감한 가정사를 폭로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1998년 8월 삼성물산 평사원이던 임 고문은 이 사장과 결혼했으나,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이혼조정과 친권자·양육권 지정 신청을 내면서 소송전에 들어가게 됐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