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녹차 브랜드 오설록이 마트에서 모두 철수하고 백화점과 호텔 등 프리미엄 유통채널에 집중한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9일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오설록이 지금 들어가 있는 마트에서 모두 철수하고 백화점과 로드샵, 호텔 등으로만 납품하기로 했다"며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의 변화는 오설록의 영업이익 제고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오설록은 지난해 5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목표를 570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오설록은 2010년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좀처럼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 질 제고가 오설록의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매장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손실이 크다는 계산도 있었다.
현재 오설록은 대형마트 3사에서 모두 철수했다. 이마트에서 살펴보면 오설록은 레모라임 워터나 레드까페 등 음료 형태의 음료와 식품 카테고리의 녹차 밀크 스프레드만 납품하고 차 납품을 일제 중단했다. 롯데마트에서는 모든 제품을 철수했다. 홈플러스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모두 철수했고 온라인몰에서만 웨딩그린티와 삼다연 제주영귤 등 몇 개 남은 재고 세트만을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오설록 티세트는 순수 녹차 티백 세트(7500원)에서부터 대표제품인 세작(3만6000원), 리프레쉬 티 컬렉션(3만1500원) 등 다양한 구색의 세트가 팔리고 있다.
신세계에서도 구색으로만 30종이 넘을 정도로 가루녹차부터 티백까지 다양한 구색의 상품이 준비됐으며 구매 고객에게 10% 할인 이벤트까지 진행 중이다. 오설록 프리미엄 건강 세트(7만2000원), 오설록 옥로(9만원) 등 최고가 프리미엄 티도 팔리고 있다.
프리미엄 차로 자리잡기 위해 고급 호텔과의 협업도 늘리고 있다. 오설록은 지난해 10월 서울에 개관한 특급호텔 포시즌스 호텔 앤드 리조트에 대표 프리미엄 티 세작이 어메니티 티로 비치됐다. 서울 을지로와 잠실의 롯데호텔, 웨스틴조선호텔, 리츠칼튼에도 세작 외 3종이 비치됐다.
이외에도 임페리얼팰리스서울, 제주 켄싱턴호텔에는 삼다영귤 외 3종의 티가, 제주 메종글래드 호텔에는 레드파파야 외 5종의 티가 어메니티로 들어가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명동로얄호텔에는 오설록의 프리미엄 블랜딩 티백을 만날 수 있다.
오설록은 녹차 단일품목뿐 아니라 다양한 풍미의 블렌딩 티를 선보이며 그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저트로 빵에 발라 먹거나 음식에 풍미를 더하는 소스로 사용하는 녹차 밀크 스프레드를 출시해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실제로 백화점에서 선물세트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블렌딩 세트인 제주 및 신제주오브 세트와 블랜딩 제품이다. 이 제품들이 판매금액의 62.4%를 차지하고 있다.
오설록은 매장도 가맹점을 두지 않고 모두 본사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명동점과 홍대점, 압구정점, 강남점 등 주요 서울 번화가 10곳을 포함해 지방 등에 21곳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전환을 모색하고 있고 해외에는 2018년부터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