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동반성장 낙제점...공정위로부터 '미운털'?

홈플러스 동반성장 낙제점...공정위로부터 '미운털'?

공정위 조치 무시...최하 등급 받아

기사승인 2016-07-01 17:47:20

홈플러스가 지난해 동반성장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재작년 '양호' 등급으로 올라간 바 있는 홈플러스가 입점업체에 대한 갑질을 제재하는 공정위 조치를 무시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또 최하 등급인 '보통' 점수를 받게 돼 홈플러스의 행보에 의아함을 주고 있다. 홈플러스에 공정위의 미운털이 박혔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홈플러스는 동반성장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함께 만든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유통채널로서는 유일하다. 유통업체로서는 홈플러스와 함께 삼립식품과 오리온, 코오롱인더스트리, 하이트진로, 한국야쿠르트 등이 최하 점수인 '보통' 등급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협약내용의 충실도와 이행도를 고려해 지난 한 해 동안 동반성장의 의지를 평가한다. 협약내용의 충실도에는 협약절차 지원 등에 대한 기준 및 표준협약서 반영 정도, 납품 단가나 매출 확대, 금융, 결제수단 등에 대한 지원 등이다. 1차 협력사의 2차 협력사 지원 계획 등이다.

하도급법 위반 등 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거나 임직원 비리 등 동반성장에 반하는 행위들이 있으면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홈플러스의 이번 동반성장 지수 하락은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어겨 가며 불법행위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5월 대형마트 3사의 납품업자에 대한 횡포에 철퇴를 내리면서 238억원의 과징금 중 홈플러스에게만 220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사실상 대부분의 과징금을 홈플러스에게 물린 것이다.

홈플러스는 납품업체에 경제적 불이익을 주며 납품가액을 121억원이나 감액한 데다가 판촉회사 직원을 고용한 뒤 납품업자에게 납품대금 감액 등 인건비 전가 행위를 해 공정위에 적발됐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공정위 적발 이후에도 점내 광고 추가 판매 등으로 그 방식을 바꾸며 위반행위를 계속하고 시정 조치를 불이행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이에 과징금 폭탄을 맞고 검찰에도 고발을 당하게 됐다. 공정위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이후에도 이를 계속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지수는 2011년에 도입해 2012년부터 본격적인 평가에 나섰고 지금까지 4차례의 지수 발표가 있었다. 홈플러스는 2012년 '개선' 등급을 받았고 2013년에는 '보통' 등급을 받았다.

이는 2013년에 기존 4개 등급의 명칭(우수-양호-보통-개선)을 최우수-우수-양호-보통으로 변경하여 부여했기 때문으로 홈플러스는 4개 등급 중 여전히 최하위를 유지한 것이다.

2014년에는 동반성장 노력으로 보통에서 양호로 한 계단 올라섰다. 그러다 이번 2015년 평가에서는 공정위의 적발로 인해 다시 한 계단 내려갔다.

이 같은 홈플러스의 행보는 다른 유통업체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2012년 '개선' 등급에는 현대홈쇼핑이나 현대백화점, CJ오쇼핑 등이 함께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1년 뒤에는 모두 최하위 등급에서 탈출해 '양호' 등급으로 올라섰다. CJ오쇼핑은 2014년 보통으로 내려왔으나 지난해에는 다시 양호 등급으로 포함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통채널인 백화점과 홈쇼핑사의 등급 상승이 눈에 띈다. 백화점 4개사 중 3개사가 우수 등급(2014년도 1개사)을 받았으며, 홈쇼핑 4사는 우수 1개사, 양호 3개사로 2014년도 양호 등급이 2개사, 보통 등급이 2개사였던 데 비해 개선됐다.

현재 '보통' 등급에 있는 이들은 유통채널은 한 곳도 없으며 제조업체들 뿐이다. 홈플러스는 유통채널 중에서는 가장 동반성장 지수가 낮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중소기업 수출 지원 등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당시 영국 테스코(TESCO)에 소속돼 외국계 회사의 특성상 배점이 높은 금융지원 부문에서 높은 점수가 나오지 않아 등급을 높이지 못하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동반성장에 대해 이해하고 있고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도 "다시 소명할 기회가 있다면 검찰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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