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된 나향욱(47) 교육부 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9일 교육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문제의 발언을 한 나 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 했다고 밝히며 “경위를 조사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공무원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과음한 상태로 기자와 논쟁을 벌이다 실언을 하게 된 것으로 안다”며 “소속 공무원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국민에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나 기획관은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 기자들과 저녁식사 도중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 (우리나라도) 신분제를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 기획관은 발언의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에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나 기획관은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나 기획관은 최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고 기자가 지적하자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 기획관은 다음날인 8일 저녁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대학구조개혁 같은 교육부의 굵직한 정책을 기획하고 타 부처와 정책을 조율하는 주요 보직이다.
나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9년 교과부 교직발전과장 재직 당시 친서민교육정책을 홍보하기도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