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단톡방’ 성희롱…“동기 먹어라·슴만튀”

서울대 ‘단톡방’ 성희롱…“동기 먹어라·슴만튀”

기사승인 2016-07-11 08:59:13 업데이트 2016-07-11 09:25:14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인문대 소속 남학생 8명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한 일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학생, 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와 인문대 피해자 대책위원회(대책위)는 11일 새벽 교내 곳곳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서울대 인문대학 카톡방 성폭력 고발'이란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대자보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최소 6개월간 동기 여학생 뿐 아니라 과외 학생 등 여성 수십 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하는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배고프다"는 한 학생의 말에 동기 A학생을 거론하며 "먹어"라며 여성을 '먹는 대상'으로 여기는 발언을 했다. 또 몰래 찍은 B 학생의 사진을 올리며 "박고 싶다"는 표현을 주고받았다.

과외 요청이 들어오자 "(과외 요청이 들어온) 초등학교 5학년은 로린이(로리타와 어린이의 합성어로 어린 여자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부르는 말)… 고딩이면 좋은데"라고 하거나 소개팅한 여성에 대해서는 "명기삘ㅋ", "정중하게 팬티를 보여달라고 요청해봐"라는 대화가 오갔다.

이뿐 아니라 "슴가펀치(가슴을 때림)" "슴만튀(가슴 만지고 도망)" "먹버(먹고 버림)" "봉씌먹(봉지 씌우고 먹음)" 등 성범죄를 암시하는 내용의 대화도 빈번히 오갔다.

이들은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 논란이 될 것을 인지한 듯 "대화 내용이 털리면(공개되면) 우리 뉴스에 나올 것 같다. 간수 잘하자"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학소위와 대책위는 "가해자들은 몰상식하고 저급한 언행으로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가해자들에게 실명을 기입한 대자보로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 정기적인 인권•성 평등 교육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대학 측에도 이들의 징계를 요구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