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결론이 난 작품을 자신의 작품이라 주장해 논란에 휩싸인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이우환(80) 화백이 경찰 조사를 받는다.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화백이 처음 경찰에 출두할 당시 국과수 감정 결과를 설명했더니 아무 이야기도 하지 못했다”면서 “이틀 후 다시 와서 진작이라고 이야기한 것에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은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 화백이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사주한 사람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특히 “위작으로 확인된 그림의 구입처와 유통 경로를 확인 중이며, 법원에서 위조총책 등 3명의 구속영장을 발부해 집행했다”면서 논란이 된 그림이 위작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수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대한민국에서 가짜가 판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 측은 “이 화백이 대작에 관여한 정황이 없다”며 “이 화백을 조사하더라도 참고인 신분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이 화백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찾아 위작 논란이 인 작품을 감정한 뒤 “호흡이나 리듬, 채색을 쓰는 방법이 모두 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전문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화백의 것으로 유통된 그림 13점을 모두 위작이라고 판정했다.
경찰은 위조와 위작 유통에 연루된 화랑 관계자와 화가 등을 붙잡았고, 일부는 구속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