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담당형사 자살…증인 출석 후 “괴롭다”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담당형사 자살…증인 출석 후 “괴롭다”

기사승인 2016-09-28 16:39:06 업데이트 2016-09-28 21:07:11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경찰의 불법 수사 정황이 드러나 재심이 청구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8일 0시50분 전북 익산시 한 아파트에서 당시 사건을 담당한 A 경위(44)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경위는 27일 늦은 오후까지 동료와 술을 마시고 귀가한 뒤 가족에게 “괴로워 죽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이후 휴대전화 메시지 임시저장 공간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잘 살아라.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A 경위는 지난달 25일 광주고법에서 열린 재심 세 번째 공판에 출석했다. 

유족들은 “A 경위가 재판이 시작된 뒤 괴로워하며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지난 2000년 8월10일 오전2시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사 유모(당시 42)씨가 자신이 몰던 택시의 운전석에서 흉기에 찔린 채 살해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수사를 진행한 익산경찰서는 최모(32·당시 16)씨를 범인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최씨가 택시 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유씨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한 물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최씨는 2001년 5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2010년 만기출소했다. 

최씨는 당시 체포 과정에서 불법 체포 및 감금 등 가혹 행위를 당했다며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고법은 이를 받아들여 재판을 진행 중이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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