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연세대학교(연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이 진행됐다.
연대 총학생회는 28일 오후 12시 서울 마포구 연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최씨의 국정개입 관련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대통령은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력을 독단으로 개인에게 부여했다”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붕괴됐고, 현 정권은 정당성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정권은 국민의 요구에 책임으로 답하라”면서 “진정으로 죄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 송하람씨는 “국민이 대통령에게 넘겨준 권력이 친목모임을 통해 남용됐다”면서 “이것은 치욕”이라고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1960년 3·15 부정선거라는 치욕을 겪었으나 대통령을 하야시킨 4·19 혁명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87년 이후 쟁취한 민주화의 역량을 시험하는 심판대가 열렸다. 대학생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 앞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자유 발언에 참여한 식품영양학과 이환희씨도 “그동안 정치와 무관한 사람이었으나 이번 사건을 보고 마치 나라를 빼앗긴 느낌을 받았다”며 “지금 이 상황을 넘길 수 없다.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연대 총학생회는 “장기적으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총학생회장 박혜수씨는 “학생들의 릴레이 시국선언과 토론회, 타 대학과의 연대 등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연대 교수님들과의 연대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앞서 24일 언론 보도를 통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씨가 비공개 자료인 박 대통령의 연설문, 인사자료, 토론 자료 등을 열람하고 수정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다음날인 25일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 등의 작성 시 최씨로부터 도움받은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최씨가 CF감독 차은택씨, 전 펜싱선수 고영태씨 등 최측근과의 비선 모임을 통해 국정 운영을 논해왔다는 의혹 등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지난 26일 이화여자대학교와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를 시작으로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최씨의 국정개입 논란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열었다. 성균관대·경북대학교 교수들도 시국선언 행렬에 동참했다.
대학가뿐만 아니라 대한변호사협회와 참여연대, 재외동포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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