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전국 57개 대학생 단체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모임을 구성했다.
동국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고려대학교·서울대학교·부산대학교 등 각 대학 총학생회와 대학생 단체들은 2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선포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선포문을 통해 “박근혜와 최순실, 기업인들이 권력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한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면서 “대학생들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 이제 대학별로 이어지던 시국선언의 물결을 모아 박근혜를 퇴진시킬 수 있도록 끈질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에 나선 단국대 총학생회장 강성진씨는 “박 대통령은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국민에게 믿음을 줬으나 우리는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하는 신정(神政)국가를 새 시대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면서 “대학생들은 이제 연필을 잠시 내려놓고 거리에 나서서 청와대 담장 너머로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유영현씨도 “각 대학 총학생회로 이번 사태와 관련해 행동하고 싶다는 대학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전국에 있는 대학생들이 선도해서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태를 시민과 함께 해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한 비판도 제기됐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의 박혜신씨는 “학생들이 밤새워 레포트를 쓰고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 맞춤법도 안 맞는 레포트를 낸 정유라는 높은 학점을 받고 학칙까지 바꿨다”면서 “박 대통령은 청년에게 중동으로 가라고 했으나 최순실 일가는 독일에서 호화생활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이날 선포된 시국회의 모임은 지난 31일 전국 대학생 대표자들의 회의를 통해 결의됐다.
현재까지 전국 40개 대학의 총학생회와 4·16 대학생연대,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동국대 정치경제학연구학회 등 17개 단체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오는 3일 각 대학에서 문화제를 개최하고 5일에는 각 지역 거점 대학에서 동시다발 전국 대학생 시국대회와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영남권 거점 대학으로는 부산대, 호남권 거점 대학은 전남대학교가 지정돼 있다.
시국회의 참가 단체들은 오는 12일로 예정된 민중총궐기 집회 때도 단체 행동에 나선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1000여명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서울시청까지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이화여대와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를 시작으로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연세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논란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이 열렸다.
2일 기준, 전국 101개 대학이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국외에 있는 대학생들도 움직임을 보였다. 앞서 호주 시드니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시국선언을 진행했으며, 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UC 버클리대학 유학생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31일 긴급체포한 최씨에 대해 2일 오후 2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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