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촛불집회] 광화문광장 150만명 운집…첫눈에도 가라앉지 않은 성난 민심

[5차 촛불집회] 광화문광장 150만명 운집…첫눈에도 가라앉지 않은 성난 민심

기사승인 2016-11-26 22:57:58 업데이트 2016-11-26 23:04:54

[쿠키뉴스=이소연, 심유철 기자] 첫눈이 내린 추운 날씨에도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았다. 주최 측 추산 시민 150만명이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대회’가 개최됐다. 

광화문광장에서부터 서울시청 앞까지 종로구 세종대로는 집회에 참여한 인파로 가득 찼다. 세종대로에서 종로 방면으로는 1호선 종각역까지, 서대문 방면으로는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건물 앞까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퇴진행동의 박차옥경 상임운영위원은 “반성 없는 권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국정을 바로 세우는 첫 번째 길은 박근혜의 즉각 퇴진”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 동국대학교 안드레 총학생회장 등의 발언도 이어졌다. 민주노총 최 위원장 직무대행은 “우리는 개·돼지가 아닌 사람”이라면서 “민주노총은 30일 박근혜 퇴진을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날 농민, 소상공인, 학생도 각자의 방법으로 총파업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했다.

가수 안치환씨와 양희은씨의 공연도 있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노래를 열창한 안씨는 “과거 해발 4000m 이상의 킬리만자로산에 올라갔을 때 고산병으로 죽을 뻔 했지만 비아그라를 먹지 않았다”며 “높은 산에 오르지도 않은 박근혜 대통령이 왜 우리 세금으로 비아그라를 샀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양씨는 과거 민중가요로 사랑받은 ‘아침이슬’, ‘상록수’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시민들은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후 8시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분간 촛불과 전등을 소등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촛불과 휴대폰 등의 불을 끈 채 “박근혜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불이 켜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종합청사를 향해 “등을 꺼라”고 외치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검찰 수사를 거부하는 등 소통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모습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온 손예림(15)양은 “얼마나 답답하면 국민이 100만명 넘게 모이겠냐”며 “국민의 외침에도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있는 박 대통령 때문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했다는 서모(62·여)씨는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꼭꼭 숨어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오늘은 날씨가 궂어도 꼭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청와대 인근의 종로구 내자동 사거리까지 8개 갈래로 행진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민주경찰 동참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청와대 인근으로 향하던 행렬은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과 종로구 새마을금고 광화문지점 앞 등에서 경찰이 세운 차 벽에 가로막혔다.   

경찰은 이날 차 벽에 ‘평화로운 집회, 성숙한 시민의식, 여러분이 지켜주십시오’라는 현수막을 걸어놨다. 경찰과의 큰 충돌 없이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과 내자동 사거리 등에서 자유발언을 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밤 11시부터 오는 27일 오전 1시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 필리버스킹’ ‘박근혜 퇴진 퀴즈’ 등 주최 측이 준비한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한편, 부산과 광주 등에서도 40만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여했으며, 전 세계 20개국 50개 지역에서도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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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심유철 기자